"너무 멀리 왔다" 독일, 전력난 우려에도…사흘 뒤부터 '탈원전'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3.04.12 06:30
글자크기

2002년부터 추진한 탈원전 계획, 15일 자정 원전 3기 가동 종료와 함께 완성

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독일 네카베스트하임 원전을 향해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독일 네카베스트하임 원전을 향해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독일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마지막 원자력발전소 3기의 가동을 종료한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은 오는 15일 자정 네카베스트하임, 이르2, 엠스란드 등 원전 3기의 가동을 종료한다.

독일은 2002년부터 탈원전 계획을 추진했다. 냉전시대 핵 위협과 러시아 체르노빌 사태를 거치면서 탈원전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조성돼 있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앙헬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탈원전 계획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일본처럼 첨단기술을 가진 나라에서도 핵 에너지 위험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네카베스트 하임 등 원전 3기는 당초 지난해 12월31일 가동 중단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난과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여론을 감안해 가동을 4개월 연장했다.

원전 가동 이후 전력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탈원전 방침은 바뀌지 않았다. 요흔 빈클러 네카베스트하임 시장은 "지난 겨울 전력난이 심각했다면 다른 결정이 나왔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며 "(탈원전 계획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했다.



네카베스트하임 등 원전 3기는 지난해 기준 독일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6%를 담당했다. 탈원전 이전인 1997년 기준, 원자력이 담당하는 에너지 생산량은 30.8%였다.

독일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 감소분을 충당할 계획이나 쉽지 않아 보인다고 AFP는 분석했다. 독일에서 재생에너지가 담당하는 에너지 생산량은 46%가량으로, 목표치에 미달한다고 AFP는 전했다.

브뤼헐 싱크탱크의 게오르그 자흐만 에너지 전문가는 "(독일의 재생에너지 발전은) 탈원전 없이도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수준"이라며 "독일은 기술적인 이점을 스스로 포기하고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헀다.


AFP는 "독일은 2038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을 중단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어 문제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석탄은 독일 전력 생산의 8%를 담당하고 있다.

전력 감소분을 충당하려면 풍력발전소를 하루에 4~5개 건설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독일이 지난해 건설한 풍력발전소는 551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관련 당국이 풍력발전소 발전 규제를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