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닥에서 터진 위믹스 해킹 '불똥'… 위메이드그룹주 일제히 '하락'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3.04.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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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닥 홈페이지./사진=지닥 홈페이지.


위메이드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위믹스' 1000만개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지닥에서 해커에게 탈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재상장 이후 가격 하락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위믹스가 또 다른 악재에 휘말렸다. 위메이드 그룹주(위메이드 (46,050원 ▲100 +0.22%)·위메이드맥스 (10,750원 ▲250 +2.38%)·위메이드플레이 (10,070원 ▼10 -0.10%))는 위믹스 해킹 이슈가 불거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위믹스 1000만개 털렸다… 위메이드그룹주 동반 '하락'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3.9%(1950원) 내린 4만8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는 각각 1.9%, 2.5% 떨어졌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알려진 위믹스 해킹 사고가 주가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지닥은 전날 오후 5시쯤 지난 9일 오전 7시쯤 핫월렛에서 해킹이 발생해 위믹스(WEMIX) 1000만개, 비트코인(BTC) 약 61개, 이더리움(ETH) 350.5개, 테더(USDT) 22만개가 식별되지 않은 지갑으로 전송됐다고 공지했다. 핫월렛은 온라인으로 연결된 가상자산 지갑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콜드월렛과 구분된다.

해킹 당시 가격으로 약 200억원 규모로 지닥이 보관 중인 가상자산의 23%에 달한다. 위믹스 해킹 규모는 169억원(9일 종가 개당 1691원 적용)으로 해킹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진=위믹스 홈페이지./사진=위믹스 홈페이지.
해킹 사실이 알려진 직후 지닥에서 위믹스 가격은 15% 넘게 떨어졌다가, 낙폭을 4%대까지 줄이며 1560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가격은 전날보다 3.4% 하락한 1529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인원에서는 전날보다 2.9% 떨어진 1521원에 거래됐다. 코인원에선 원화 거래소 중 유일하게 위믹스 거래가 가능하다.

이번 해킹으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가 위믹스 재단의 조치로 낙폭이 줄어들었다. 위믹스 재단은 해킹 사실을 전 세계 거래소에 알리고, 해커 소유로 의심되는 지갑으로부터 입금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에 예치된 '위믹스-USDC 페어'를 전량 인출했다. 유니스왑에서 해커가 탈취한 위믹스를 스테이블코인인 USDC로 바꿀 수 없도록 한 조치다.


위믹스 재단은 이번 해킹은 자체 네크워크 보안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강력한 보안 시스템과 보호 조치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로 많은 투자자 자산이 보관되는 거래소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위믹스 가격 하락 국면에서 해킹 악재… 가상자산 '불안감' 증폭
코인원에서 위믹스 가격 추이. /그래픽=코인원.코인원에서 위믹스 가격 추이. /그래픽=코인원.
위믹스 해킹 사고는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악재다. 위믹스는 올해 2월 16일 코인원에 재상장한 직후 2000원대에서 3500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2월 말부터 가격 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해킹 직전 1600원대까지 빠졌다.

위믹스 재상장 직후 급등했던 위메이드 그룹주 역시 하락세다. 재상장 당일 위메이드와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는 29.9%, 30%, 30%씩 오르며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재상장 당일부터 이날까지 주가 하락률은 위메이드 11.4%, 위메이드맥스 12.2%, 위메이드플레이 20%다.

지닥 해킹 사태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인마켓(코인 간 거래만 가능) 지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마친 업체다. FIU는 이달 6일부터 지닥에 대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구축 및 운영 현황에 초점을 맞춘 현장 검사를 진행했다.

FIU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해킹이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경위를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게 된다"며 "특정금융거래법에 가상자산사업자의 해킹 사고와 관련한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가상자산 업계와 공유할 부분 등 FIU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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