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의약품 블록버스터' 눈앞…녹십자 헌터라제 4년만에 기술수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4.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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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블록버스터' 눈앞…녹십자 헌터라제 4년만에 기술수출


GC녹십자 (109,200원 ▼1,400 -1.27%)가 개발한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4년만에 추가로 세계시장에 기술수출됐다. 전 세계에서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헌터라제를 포함, 단 2개. 이 같은 희소성을 무기로 해외 처방을 끌어올려 매년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한 헌터라제의 추가 도약이 예고된 셈이다. 업계에선 조만간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 국산 희귀질환 의약품 중 첫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큰 의약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특수의약품 상업화 전문 파트너사인 클리니젠과 '헌터라제ICV'를 세계시장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 기간은 2029년 12월 까지로 기술수출 대상 지역에서의 헌터라제 ICV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클리니젠에 주는 한편, 계약 기간동안 상업화 및 판매 수익에 대한 로열티 등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헌터라제 기술수출은 4년 만이다. GC녹십자는 2019년 1월 케어파마와 헌터라제의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4월 클리니젠과 헌터라제ICV의 일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이번 추가 기술수출 대상 지역은 클리니젠과의 합의에 따라 비공개됐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추후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구체적 지역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헌터라제가 기술수출됐거나 출시된 지역은 한국을 비롯, 중국과 일본, 러시아, 중남미 및 중동 지역이다. GC녹십자는 헌터라제 기술수출 지역을 점차 선진시장으로 넓혀가는 상황이었다.

헌터라제가 치료하는 질환인 헌터증후군 2형은 남아 10만~15만명당 1명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국내 유병률은 10만명당 0.74명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 증상을 겪다가 심해지면 15살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할 수 있다. 환자수는 적지만 희귀질환인 만큼 약가가 높다. 환자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고 약값은 연간 4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GC녹십자가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내놓은 치료제는 헌터라제와 헌터라제ICV다. 특히 헌터라제ICV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제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했다. 이는 헌터라제와 함께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단 2개의 치료제 중 하나인 사노피 엘라프라제의 한계이기도 하다. 엘라프라제가 장악한 시장이 아직 헌터라제가 진출하지 못한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이다. 헌터라제ICV는 유럽의약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상태다.


전 세계에 치료제가 2개 뿐인 희소성을 바탕으로 헌터라제의 매출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했다. 2018년 300억원대 였던 매출은 지난해 700억원이 됐다. 지난해 매출의 70% 이상이 수출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수출 지역인 일본과 러시아 등에서 처방이 늘어난 결과다. 여기에 더해 수출 지역이 늘어날수록 헌터라제 매출 성장속도는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0명 이상의 헌터증후군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 중국에서의 출시도 관건"이라며 "경쟁약품인 엘라프라제가 아직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여서 헌터라제 처방이 본격 시작되면 빠른 속도로 매출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9월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헌터라제는 현재 현지 약가협상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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