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의 힘…코스피 8개월 만에 2500 탈환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3.04.1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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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도 1.8% 올라
업황회복 기대 반도체주 투심 개선…이차전지도 강세
"하반기엔 수급균형" 목표가 줄상향, 평균 7만9227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 가까이 증발하며 1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맞은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1.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 가까이 증발하며 1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맞은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1.


삼성전자 (80,900원 ▲500 +0.62%)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결정하면서 시중 자금이 반도체 관련주로 몰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역대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증권가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른다. 감산 결정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빨라지고 대규모 재고자산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191,800원 ▲1,800 +0.95%)도 수혜를 볼 전망인데 반도체 대장주들의 강세 속에 코스피지수는 2500선을 탈환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67포인트(0.87%) 오른 2512.08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장중 2500을 넘어선 건 지난해 12월 1일(2501.43) 이후 88거래일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 18일(2508.05)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7일(4.3%)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2500선 탈환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1.08%(700원) 오른 6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1.8%(1600원) 상승한 9만700원을 기록하며 2거래일 연속 올랐다.

감산의 힘…코스피 8개월 만에 2500 탈환
LG에너지솔루션(2.6%), LG화학(4.8%), 삼성SDI(1%), 포스코홀딩스(7.3%) 등 2차전지주의 상승 랠리 역시 2500선 탈환을 견인했다.



증권사들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경쟁적으로 상향했다. △IBK투자증권 8만원→9만원 △BNK증권 7만7000원→8만7000원 △하이투자증권 7만5000원→8만3400원 △키움증권 7만8000원→8만원 △신영증권 7만6000원→7만9000원 △유진투자증권 7만2000원→7만8000원 △다올투자증권 7만1000원→7만5000원 등이다. 7만 전자를 넘어 9만 전자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증권사 22곳의 평균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7만9227원이다. 올 초보다 3.6%(2727원) 높였다. 22곳 모두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역대급 어닝쇼크에도 "사야 할 때"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감산 발표가 어닝쇼크의 충격을 덮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지부진했던 감산에 대한 결정이 났고 이에 따른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공급과잉 국면이 이전 전망보다 빨리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D램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올해 2분기부터 낙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반기에는 공급량 조정으로 수급이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높아진 재고 부담과 적자 폭 심화를 고려한 결정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 공급조절 효과와 수요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며 주가를 크게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4월 말~5월 초 주요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 시 주가의 단기적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오히려 1분기 업황 바닥 확인 후 추세적 상승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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