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바이오가 가져간 보로노이 폐암치료제, 美서 잇따라 호평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4.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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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바이오가 가져간 보로노이 폐암치료제, 美서 잇따라 호평


보로노이 (35,900원 ▼350 -0.97%)가 2020년 처음으로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07'(ORIC-114)이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았다. 올해 임상 1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단 분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주식 리서치 기관들이 나스닥 상장 바이오 오릭파마슈티컬즈(ORIC)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였다. 오릭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는 배경으로 보로노이에서 도입한 VRN07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오릭은 2020년 10월 보로노이로부터 VRN07을 기술도입했다.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총 6억2100만달러(약 8200억원)에 달한다. 오릭은 VRN07을 ORIC-114로 명명하고 2022년 3월부터 글로벌 임상 1a/b상을 진행하고 있다.



VRN07은 EGFR/HER2 exon20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정밀표적치료제다. 비소세포폐암의 30~50% 환자에서 발생하는 뇌 전이 폐암 비임상 모델에서 경쟁 약물보다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

최근 미국 주식 리서치 기관 H.C 웨인라이트는 오릭의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ORIC-114가 임상 2a상 결과를 발표한 컬리넌 온콜로지의 지팔러티닙(Zipalertinib)과 임상 1/2상을 진행 중인 블루프린트의 BLU-451과 비교해 차별점이 뚜렷하다고 언급했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최대 40% 환자에서 뇌 전이가 일어나는데 지팔러티닙은 뇌투과도가 낮은 반면 ORIC-114는 전임상에서 월등히 높은 뇌투과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 ORIC-114는 뇌투과가 가능한 BLU-451보다 다양한 세포 활성 실험에서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H.C 웨인라이트뿐 아니라 구겐하임, 오펜하이머 등 리서치 기관도 ORIC-114를 비롯한 오릭의 파이프라인 가능성을 점검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미국 현지 리서치 기관들의 목표주가 상향 등에 영향을 받아 오릭의 주가는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10일 한 주당 4.26달러까지 떨어진 주가는 최근 5달러를 훌쩍 넘어 6달러 고지를 넘보고 있다. 오릭은 ORIC-114의 임상 1상 결과를 올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VRN07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로노이를 바이오텍 선호 종목으로 제시하며 "VRN07은 2023년 하반기 임상 1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보로노이의 소분자 의약품 설계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VRN07은 보로노이 파이프라인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전임상 시험에서 컬리넌 온콜리지의 후보물질과 동등 이상의 결과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로노이의 신약 후보물질은 높은 선택성과 높은 뇌 혈관 장벽(BBB) 투과율이라는 차별점을 갖는다"며 "특히 높은 BBB 투과율은 기존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요소인 만큼 시장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보로노이의 또 다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11도 올 하반기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VRN11은 경쟁 물질보다 월등히 높은 100% 뇌투과도와 뛰어난 효능으로 기대가 크다. 보로노이는 비소세포폐암 분야 블록버스터인 '타그리소'의 아성에 도전하겠단 목표다. 임상 1상 결과 발표 뒤 기술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VRN07을 비롯해 보로노이가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은 높은 뇌투과도를 기반으로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이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라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올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VRN07의 글로벌 임상 1상 결과 발표와 VRN11의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는 등 주력 파이프라인의 연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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