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3월 전산사고, 예산 부족에 기술인력 이탈"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2023.04.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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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DB 관리자 전원 이직…법원 신설 작업 1달여 전 대체 인력 투입"

[고양=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4.10.[고양=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4.10.


법원행정처가 올해 3월 발생한 전산 사고의 경위에 대해 예산 부족을 호소하며 기술 인력이 대거 이탈해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10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출석해 각급 법원 대표들이 발의한 설명·보고 요청에 이같이 답했다.



법원행정처는 수원·부산회생법원 신설에 따른 데이터 이관 작업을 법원 공무원이 과업지시를 내리면 데이터센터 운영사 소속 데이터베이스 관리자(DBA)가 이관 대상건수를 확인해 전환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계획했다. 운영사 DBA가 작업을 마치면 법원 공무원이 내역을 검증·확인한 뒤 서비스를 재개하는 식이다.

법원행정처는 "이관 작업을 준비하던 올해 1월 말 운영사 DBA 전원이 이직해 2월6일 새로운 DBA가 교체 투입됐다"며 "이 과정에서 상호 역할 분담이 원활하지 못해 중복작업 등이 발생했고, 담당 공무원은 DBA의 실수를 적시에 인지하지 못하는 등 관리·감독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운영사 DBA가 전원 이직한 경위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최근 5년간 전산에 대한 예산 변동이 없었다"며 "예산 범위 내에서 용역사업을 수행하다 보니 최근 상승한 인건비를 따라가지 못해 고급 기술 인력을 확보·유지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또 "실제 필요한 비용보다 적은 예산이 데이터 이관 작업에 편성됐다"며 "예산 분리·전환도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원행정처는 이달 3일 전산정보관리국장이 경질됐고,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감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법원행정처는 올해 신설된 수원·부산회생법원이 지난달 2일 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데이터를 이관하기로 했다. 이 작업은 지난 2월28일부터 3월1일 오전 4시까지 예정됐지만 7억7000만여건에 달하는 데이터가 변환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크게 지연됐다.

법원행정처는 데이터 이관 도중 소송 기록이 변경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대국민 서비스인 '전자소송' 등 내·외부 시스템을 모두 중단한 채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작업이 지연된 탓에 법원행정처는 각종 시스템을 당초 예정된 시각에 재개하지 못했고, 결국 지난 3월2일 전국 법원에선 재판을 포함한 업무 전반이 사실상 마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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