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전쟁활동', 사진제공=티빙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연출 성용일, 크리에이터 이남규, 극본 윤수)은 전쟁같은 고3 수험생에서 진짜 전쟁으로 내던져진 아이들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화한 이번 작품은 1년 전 별안간 전세계 상공을 뒤덮은 정체불명의 '구체'가 사람들을 공격하며 이 구체와의 전면전에 투입된 고3들이 사투를 담았다.
'방과후 전쟁활동', 사진제공=티빙
단 혼란스럽고 산만했던 초반부와 달리 등장인물들이 서서히 성장하고 정체성을 다져가는 장면이 이어지며 작품과 인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파트2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교복은 입은 채 총을 들고 전쟁을 치러야 하는 십대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모습만큼이나 어지럽던 드라마는 회차를 더해가며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기계적이고 강직된 배우들의 연기 역시 캐릭터를 형성해가며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방과후 전쟁활동', 사진제공=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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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실사화부터 관심을 모은 구체의 그래픽은 무난한 수준이다. 움직임이 많고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의 완성도는 거슬리지 않는 정도다. 현실 고증을 차치한다면 수위 높은 살상 신, 사실적인 액션 장면 등은 오락성을 갖췄으나, 의도된 신파 장면이 자주 등장해 자연스러운 감상을 방해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도입부부터 픽션을 강조한다. 등장하는 인물, 지명, 단체, 기관,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다라는 점을 알리고 시작한다. 하지만 구체 제거 작전에 투입된 아이들이 타학교 생존자들를 구출하고 이들 중 한명인 여학생 '윤서'가 왜 현장에 남아있었냐는 질문에 "그 자리를 떠나지 말라고 한 어른들의 말을 들었을 뿐"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어쩔수없이 세월호 참사를 연상하게 된다. 어른들이 지켜줄거라는, 구해줄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들의 말을 충실하게 따랐던 어린 학생들이 참혹하게 희생되는 극중 상황은 현실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수능이라는 전쟁 대신 생과 사가 오가는 지옥같은 진짜 전쟁에 내몰린 아이들. 지옥 속에서도 성장해가는 아이들이 파트2에서는 어떤 서사를 펼쳐보일지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