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PB(프라이빗뱅킹)와 손님 인터뷰,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해 9일 발표한 '2023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슈퍼리치들은 지난해 현금·예금 비중(58%)을 전년(25%)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같은 기간 주식 비중은 45%에서 16%로 감소했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예금 매력도가 높아졌고,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 2순위는 주식(29%), 부동산(27%)이었다. 슈퍼리치의 80~90%가 올해 실물 경기와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다고 전망하면서도 투자를 계획했다. 부동산 매입 계획이 있는 슈퍼리치의 절반 이상은 50억원 이상 빌딩, 40평 이상 대형 아파트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금리 방향성에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투자처다.
국내 일반 대중 사이에서 'ESTJ'의 비율은 8.5%에 불과했으나 슈퍼리치 중에서는 3배 이상 많은 26.8%가 'ESTJ'였다. 'ESTJ'는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린다.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는 슈퍼리치의 직업 분석에서 기업 경영자의 비중(29%)이 가장 높았던 결과와도 맞닿아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이 많을수록 I나 S 비율이 낮아지고, T, J 성향의 비율이 높아졌다. 다수의 은행 PB들은 부자의 특징으로 '실행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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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일반 부자'의 총자산 평균은 약 72억원이었다. 부동산 자산이 약 55%(39억7000만원)를 차지했는데, 지난해 부동산 가격 하락 영향으로 자산이 전년 대비 5억원 이상 줄었다.
부자의 80%도 슈퍼리치와 마찬가지로 올해 실물경기가 악화하고 부동산 값이 더 하락한다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으로 부동산(32%)을 택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위기 등 모든 위기 속에는 부의 기회가 있었다"며 "이를 읽어낸 사람이 뉴리치, 슈퍼리치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