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신약 만든다"…미충족 수요 해결 나선 대웅제약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4.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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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신약 만든다"…미충족 수요 해결 나선 대웅제약


대웅제약 (104,500원 ▲2,100 +2.05%)이 '세상에 없던'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폐섬유증과 자가면역질환, 안구건조증 등 근본적 치료법이 없거나 치료수단이 제한된 질환 관련 신약을 개발한다.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연이은 신약 개발 성공으로 위식도역류질환과 당뇨 질환 신약 라인업을 갖춘데 이어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의 다국가 임상 2상에 돌입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포(허파꽈리) 벽에 만성염증 세포가 침투해 폐가 서서히 굳고 기능을 상실하는 폐 질환이다. 명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진단 후 5년 이내 생존 확률은 40% 미만에 불과하다. 기존 치료제로는 치료 효과가 일부에 국한돼 질병의 지연만이 가능하고 부작용으로 인해 약 복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에선 대웅제약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생성과 섬유화 유발 인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Prolyl-tRNA Synthetase) 단백질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 및 2022년 7월 FDA 패스트 트랙 지정에 이어 11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로 선정됐고 최근 다국가 임상 2상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또 다른 세계 최초 혁신 신약 후보 물질인 자가면역질환 경구용 치료제 'DWP213388'도 기대를 모은다. 'DWP213388'는 특정 세포 하나에만 국한돼 있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 동시에 작용한다. 대개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항체를 만드는 B세포와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있다.

기존 치료법은 둘 중 하나를 억제하는 방식인데 반해 'DWP213388'는 B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표적억제 기전으로 자가면역질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전임상 단계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지난해 7월 FDA로부터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 받아 글로벌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미국 내 9개 안과 병원에서 두 번째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HL036의 기본 물질은 'anti-TNF 항체'로, 안구에서 염증을 유발해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종양괴사인자(TNFα)'를 억제하는 작용 기전을 갖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안구건조증 치료제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anti-TNF 항체를 국소 질환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했으며, 한올바이오파마의 단백질 치환 기술 '레시스테인(Resistein)'을 적용해 점안제 제제로 개발했다.

안구건조증은 과도한 눈물 증발이나 눈물 생성 부족으로 안구 표면이 손상돼 생기는 질환이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질병이지만 원인과 증상이 다양해 완치가 어렵고, 전 세계에 시판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도 많지 않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 HL036의 임상 3상 탑라인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라며 "안구건조증 치료분야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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