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 수업시간 유독 잘 조는 청소년이면 의심 기면병은 주로 청소년기에 발현하는 수면 질환인데, 잠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쏟아지는 게 특징이다. 수업 도중 너무 많이 조는 학생이 있다면 기면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상암 교수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훈계를 듣는 등 일반적으로 잠에 빠질 수 없는 상황에서도 존다면 그 학생은 기면병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면증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기면병에 대한 진단이 늦어지면 늦은 만큼 졸음으로 인해 학업 기회를 빼앗기고 학교 성적도 뒤떨어지기 쉽다. 기면증을 진단하기 위해선 1박 2일 동안 수면검사실에 머무르면서 야간 수면 다원 검사와 주간 검사를 연이어 시행한다. 야간 수면 다원 검사에서는 낮 동안 졸음을 초래할 만한 다른 수면 장애가 있는지 확인한다.
기면증은 약물로 치료한다. 낮 동안의 졸음 증상에는 각성제를 사용한다. 최근 사용되는 각성제는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며 효과적이어서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약물 복용 중에도 심하게 졸음이 올 때는 20분 정도 낮잠을 잔다. 탈력 발작, 수면 마비에는 항우울제 계통의 약을 사용한다. 밤에는 규칙적이고 충분히 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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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심하고 오래 자도 피곤성인·노년 가운데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아주 피곤하고 꾸벅꾸벅 존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잠잘 때 코골이가 심하거나 호흡이 잠시 멈춘다.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면 자신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잠에서 잠시 깨서 숨을 쉬고 다시 잠을 잔다. 이러한 현상이 자는 동안 무호흡증과 번갈아 가며 반복돼 잠을 깊이 잘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환자는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아주 피곤하다고 호소한다. 이들 환자는 대부분 배우자나 동거인의 목격담을 통해 자신의 증상을 알게 된다. 무호흡으로 잠을 깊이 잘 수 없어 낮에 극도로 피로하고 기억력·판단력이 떨어진다. 주의력이 산만해지거나 졸음으로 인한 안전사고도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양압호흡기, 구강 내 장치로 나눌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주를 이루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어른은 편도선이 많이 큰 경우, 신체 검사상 수술해야 할 정도의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수술이 도움 될 수 있으나 어린이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당뇨병… 밥 먹고 난 후 극심한 졸음 쏟아져 당뇨병의 신호 가운데 하나가 '식사 후 참을 수 없는 졸음'이다. 식후 1시간 동안 몸속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 때문이다. 혈당 스파이크는 식사 전 공복 상태일 때와 식사 1시간 후의 혈당이 50㎎/㎗ 이상 차이 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특히 빵·파스타·백미 등 정제된 탄수화물 음식이나 주스·아이스크림 같은 단당류 식품을 먹고 난 후 극심한 졸음이 쏟아진다면 당뇨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람이 밥을 먹으면 음식을 소화·분해·흡수하기 위해 소화기관으로 피가 많이 몰린다. 이에 따라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부족해지면서 누구나 일시적으로 졸리고 피곤해할 수 있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기능 문제로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올라갔다가(고혈당)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혈당이 빠르게 내려가 저혈당을 유발하고, 뇌 속 포도당이 줄어들어 허기가 지고 피로감·어지러움과 함께 식곤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의 비슷한 신호가 '전신 무력감'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높은 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에너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라고 설명했다. 즉, 몸에서 에너지가 원활하게 이용되지 못해 늘 피곤해한다. 조금만 일해도 예전과 달리 피곤하고, 자고 싶고, 늘어진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혈당 검사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는 '과수면증'은 신경계·내과계 질환 등 원인이 다양한데, 그중 가장 중요한 원인 질환은 기면병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후군이다. 남들보다 잘 존다면 과연 생리적인 현상인지 병적인 임상증상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자가 진단으로 자신의 졸음 현상을 판단해 병적인 것으로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