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SVB 등 美 파산은행 자산 1140억달러 매각 자문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3.04.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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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블랙록 빌딩/사진=로이터뉴욕의 블랙록 빌딩/사진=로이터


미국 규제 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으로부터 인수한 1140억 달러 규모의 증권을 팔기 위해 블랙록을 자문사로 임명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두 은행의 자산을 인수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자산 매각을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5일 미국 FDIC는 SVB와 시그니처은행으로부터 인수한 증권 포트폴리오를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FDIC는 두 은행의 포트폴리오 액면가는 각각 270억 달러와 870억 달러다. 기관담보대출증권과 담보대출채무, 상업담보대출증권으로 주로 구성돼있다.



FDIC는 보도자료를 통해 "점진적이고 질서 있게 포트폴리오를 판매하기 위해 블랙록 금융시장 자문 부서를 고용했고, 일일 유동성과 거래 조건을 고려해 시장 기능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FDIC는 지난달 파산한 두 은행의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뉴욕커뮤니티은행이 시그니처은행의 대부분을 사들이고,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둔 퍼스트시티즌은행이 SVB의 예금과 대출을 거의 모두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주 초 규제 당국은 부동산전문가 뉴마크를 고용해 시그니처은행의 대출 600억 달러를 판매하기도 했다.



두 은행의 채권 포트폴리오 구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택저당증권(MBS) 분석가들은 보유자산의 대부분이 금리와 채권수익률이 오르기 전 사들인 증권이라고 추정한다. 2~2.5%의 낮은 쿠폰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FDIC의 두 은행 자산 매각에 대한 기대가 이미 MBS 가격을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가들에 따르면 2%와 2.5%의 쿠폰을 가진 채권을 보유하기 위해 요구되는 추가 수익률, 즉 스프레드는 지난 한 달 동안 동등한 미 재무부 금리보다 0.18%~0.27%포인트 더 벌어졌다.

한편 블랙록의 금융시장 자문 부서는 금융 구조 과정에서 획득한 골치아픈 자산을 처리해야 할 상황에서 중앙은행과 정부의 단골 파트너였다. 블랙록은 2008년 베어스턴스와 AIG의 붕괴로 인한 미국의 자산 매각을 도왔고, 아일랜드와 그리스 정부를 위해 문제가 있는 은행을 평가한 바 있다. 또 연준과 유럽 중앙은행 모두에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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