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F히드라는 2021년 노르레드에 인도됐다. 길이는 82.4m고 승객 300여명과 차량 80대를 실을 수 있다. 200kW 연료 전지 2개와 440kW 발전기 2대, 독일 쇼텔(Shottel)사가 제작한 추진기 2대가 탑재돼 최고 9노트(시속 16.7k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조선사도 수소 추진 선박을 개발하고 있지만 유럽과 같이 상용화 또는 실증에 나서진 못한 상태다. 유럽이 주력하는 페리보다 규모가 큰 상선 생산에 집중하다 보니 수소 추진 시스템을 적용하는 게 까다롭고, 관련 법 제정이 미비해 상용화에 나서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실증사업 등을 추진하며 수소선 도입에 속도를 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쉘(Shell), 두산퓨얼셀, 하이엑시엄, DNV선급 등과 선박용 연료전지 실증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025년부터 쉘이 운용할 17만4000㎥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600kW급 고효율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탑재하기 위한 개발이 한창이다. 이를 발판 삼아 장기적으로 연료 전지를 추진 동력원까지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선박을 개발·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1.5MW급 LNG·수소 혼소 힘센(HiMSEN)엔진을 만들어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한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각종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인 수소엔진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개발 사업' 추진 업체로 선정해 연구 활동을 벌여 왔다. 이번 사업은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총 235억원의 개발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 과제다. 삼성중공업도 액화수소 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액화수소와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로 전력을 만들어 선박의 추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날 해양수산부가 수소 선박의 실제 건조가 가능하도록 '선박수소연료전지설비 잠정기준'을 제정·적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주요 조선사의 수소 추진 기술도 조만간 상용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제정 근거가 되는 규정과 국제해사기구(IMO)의 임시지침을 바탕으로 이번 잠정기준을 제정했다.
홍종욱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장은 "선박수소연료전지설비 잠정기준 제정으로 실제 수소선박 건조할 수 있어 해운·조선업계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