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용산구 아파트 일대. /사진=이기범 기자 leekb@](https://thumb.mt.co.kr/06/2023/04/2023040514483975955_1.jpg/dims/optimize/)
1주택자 40대 주부 B씨도 이번 청약에 참가했다. 추첨물량의 75% 안팎을 무주택자에게 배정하기 때문에 1주택자가 당첨될 확률은 더 적지만 '로또'를 긁어보는 심정으로 장롱 속 청약통장을 다시 꺼냈다. B씨는 "서울 분양가는 지금이 가장 싸다고 들었다"며 "당첨될 가능성은 낮지만 되기만 하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지인들에게도 일단 넣어보라고 추천했다"고 말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3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가 완화된 이후 서울 지역 청약 경쟁률이 상승세다. 1순위 모집에서 마감되고, 기타지역 신청자는 헛심을 빼는 경우가 많다. 규제 완화 후 서울 첫 공급 단지였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지난 2월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경쟁률 198.8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9일 분양한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는 일반공급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을 11.4 대 1을 나타냈다.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51.7대 1 1순위 평균경쟁률을 기록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 미달률은 39.6%로, 1월(73.8%)과 2월(51.8%)에 비해 개선됐다. 최근 규제지역 해제 등으로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수요가 일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지별 청약 경쟁률 격차가 벌어져 양극화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12개 단지 중 가장 높은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경기 평택시 고덕동 '고덕자이센트로'로 45.3대1을 기록했다. 광주 서구 금호동 '위파크마륵공원'과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는 각각 8.8대1, 4.8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들은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분양가가 저렴하고 교통 등 입지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반면 경기 화성시 신동 'e편한세상 동탄파크아너스', 부산 남구 우암동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 인천 서구 오류동 '왕길역금호어울림에듀그린' 등 7개 단지는 모두 경쟁률이 1대1을 넘지 못해 미달을 기록했다.
4월 들어서도 지역·단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흥행에 성공한 날 함께 청약을 진행한 경기 파주 와동동 '파주 운정신도시 B2블록 운정호수공원 누메르'는 38가구 모집에 25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이달에는 전매 제한 등 규제 완화와 맞물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7% 늘어난 2만7399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청약시장에는 '심리'가 중요한데, 서울 중대형 단지는 가격만 시세 대비 비싸지 않다면 손해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심리가 생겼다"며 "서울과 수도권 시장이 회복되면 점차 지방까지 온기가 확대될 수 있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