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보따리상과 헤어질 결심…매출 40% 떨어진 면세업 "이게 정상"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3.04.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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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보따리상과 헤어질 결심…매출 40% 떨어진 면세업 "이게 정상"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매달 빠르게 늘고 있지만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면세업계가 코로나19 기간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에게 지급하던 수수료를 최근 정상화하면서 구매 단위가 큰 다이궁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5일 한국면세점협회와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에 방문한 외국인 수는 21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배 이상(430.7%) 증가했다. 엔데믹에 각종 입국 규제가 완화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든 영향이다. 실제 전국 주요 관광 명소에서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오히려 감소세다. 지난달 외국인 매출은 7억12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면세업계가 코로나19 기간 다이궁에게 주던 수수료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면서 다이궁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다이궁 매출이 중요했던 만큼 이들의 이탈이 매출 감소로 나타난 것. 지난달 외국인 1인당 지출금액도 3345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반응이다. 코로나19 기간 다이궁 의존도를 높여서라도 매출 감소를 방어할 수밖에 없었지만, 당시 매출 구조가 정상적이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낮춘 영향으로 다이궁들이 면세품 구매를 안 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며 "하지만 중국인 일반 방문객이 점점 들어오면서 이르면 하반기에는 정상 시장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세점들은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면세점으로 유인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인바운드(In-Bound, 외국인의 한국여행) 여행사 초청행사를 열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동남아 등 지역 여행사 50개를 초청해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만 180여 명의 여행사 관계자와 가이드가 참석하기도 했다.

오는 6월 16일부터 18일까지는 제32회 롯데면세점 패밀리콘서트를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3일 동안 개최한다. 4년 만에 열리는 오프라인 공연으로 글로벌 아이돌 그룹인 NCT DREAM, Stray kids, STAYC, aespa, ITZY 등이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이를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방문의해위원회, 한국관광공사 등과 협력해 국내·국외 여행사와 연계한 방한 관광 패키지도 기획 중이다.

신세계면세점도 동남아 지역 연휴 기간이 몰려 있는 4월을 맞아 지난달 20일 태국 인센티브 투어 단체 여행객 330명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모객했다. 이를 필두로 이달 동남아 지역 관광객 방문을 늘리려는 의도다. 지난 2월에만 해도 2019년 기준 60% 수준의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에만 7000명이 넘는 동남아 관광객이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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