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上" 연속 상한가…리튬 업체 치솟자 증권가서 나온 '경고'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4.0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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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자료제공=포스코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자료제공=포스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낙수효과가 리튬 가공업체까지 이어진다. 리튬 신사업을 추진하는 일부 업체들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연속 상한가 행진을 펼치기도 한다. 성장성이 큰 산업이지만 리튬 업체 안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지엔원에너지 (1,987원 ▼3 -0.15%)는 전일 대비 가격 상한폭(30%·3990원)까지 오른 1만7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다. 지난해 말(3555원) 대비로는 387.2%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튬 사업 본격화를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과 투자계획이 알려지면서 최근 주가도 크게 반응하고 있다. 스팩 합병으로 2020년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엔원에너지는 지열냉난방시스템과 수소 연료전지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업 목적에 '이차전지 소재의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하고 리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엔원에너지는 리튬이 매장된 염호를 확보하고 대량생산 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스왈로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3일에는 이스라엘의 리튬 업체 엑스트라릿에 1500만달러(약 19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하면서 상한가의 기폭제가 됐다.



이브이첨단소재 (2,545원 ▲95 +3.88%) 역시 리튬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급등 중이다.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 IT 부품을 생산하는 이브이첨단소재는 최근 수산화리튬 공급사를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지난 3일과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은 전일 대비 375원(10.46%) 오른 3960원에 거래 중이다.

하이드로리튬 (5,240원 ▼140 -2.60%), 어반리튬 (5,890원 ▼140 -2.32%), 강원에너지 (17,230원 ▼360 -2.05%) 등도 리튬 업체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토목 업체였던 하이드로리튬은 지난해 10월 리튬플러스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기존 코리아에스이에서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임시주주총회에서는 2차전지 소재 제조 등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였던 어반리튬 역시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을 열고 2차전지 소재, 염호개발 및 추출광물 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사명은 기존 더블유아이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하이드로리튬과 어반리튬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13.3%, 107.5% 급등했다.


2차전지 양극재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리튬 업체들 역시 미국 IRA의 수혜주로 묶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IRA 세부 법안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 한 대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배터리에 들어간 부품 50%(2029년부터는 100%) 이상이 북미산이면 보조금의 절반을 받는다. 나머지 절반은 배터리에 쓰인 광물의 40%(2027년부터는 8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가공해야 받을 수 있다.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 소재를 배제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외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동안 에코프로비엠 (236,000원 ▲2,000 +0.85%), 엘앤에프 (157,000원 ▲2,800 +1.82%) 등 양극재 업체들 위주로 주목 받았는데 이제는 리튬 업체들까지 관심이 확대된다. 현재 쓰이고 있는 2차전지가 '리튬이온 배터리'로 불리는 만큼 리튬은 배터리 생산에 있어 필수 소재다. 전 세계 리튬 가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비중이 점차 줄어든다면 그만큼 국내 리튬 업체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 막 리튬 사업을 신규 추진하는 곳들이 많아 실제 사업화 여부나 기술력, 실적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튬 가공 업체들은 리튬 원재료를 들여와 이를 배터리 소재에 쓰일 수 있도록 가공·정제하는 역할을 한다. 원재료 확보 여부나 리튬의 순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 리튬 가격이 실적에 연동하는 만큼 최근 리튬 가격의 추이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튬 사업을 한다는 것만으로 단기에 주가가 급등했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한 기대감보다는 현재 수주 이력이 있는지, 공장 설비는 갖춰 졌는지, 실적이 나오고 있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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