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까지 8.6세대 OLED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IT용 OLED 생산라인 구축이다. 2007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OLED 양산에 성공한 후 삼성디스플레이는 6세대 OLED 시장을 이끌었으나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에 위협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노트북, 태블릿용 OLED 패널을 주력으로 삼아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같은 투자에 나선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애플의 OLED 패널 채용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한다. 2017년 아이폰 OLED 패널 탑재 후 스마트폰 시장의 OLED 패널 보급이 늘어났고 2024년 아이패드(태블릿), 2026년 맥북에 OLED 패널이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는 앞서 2021년 8월17일 IT용 OLED 패널 생산라인에 3조3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해 아이패드 OLED 전용 6세대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패널과 비교해 밝기와 수명을 3배 개선하고 소비전력 30% 절감이 가능한 투스택 탠덤 특허 홥고에 따른 중국 패널업체 시장 진입 견제가 가능하다"며 "향후 K-디스플레이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이 통큰 투자에 나섬에 따라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직 수요 부진 문제가 남아있어 중장기적 실적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소부장 업체들의 투자 매력도가 더 높다고 봐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OLED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키움증권은 △덕산네오룩스 (43,900원 ▲1,200 +2.81%) △LX세미콘 (83,800원 ▲2,000 +2.44%) △피엔에이치테크 (23,000원 ▲1,250 +5.75%), NH투자증권은 △덕산네오룩스 △PI첨단소재 (26,750원 ▲550 +2.10%) △이녹스첨단소재 (33,300원 ▲750 +2.30%) △선익시스템 (22,100원 ▼450 -2.00%) △APS홀딩스, 독립리서치 기관인 FS리서치는 △HB테크놀러지 △피엔에이치테크 △필옵틱스 (11,940원 ▼10 -0.08%)를 주목하라고 했다.
황세환 FS리서치 대표는 필옵틱스에 대해 "올해 OLED를 채용한 노트북 비중은 3.3% 수준이고 전체 노트북 판매량이 약 2억2000만대임을 감안하면 휴대폰만한 시장이 새로 열린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규모가 크고 아이패드의 OLED 전환으로 실제 설비투자가 증가할 가시성이 높아 실적보단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지는 구간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