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저축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이 5565억원으로, 2019년말 117억원에 비해 4655.54% 급증했다. OK저축은행은 2020년 은행주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관련 투자를 늘렸다. 그해말 유가증권 투자잔액은 3881억원으로 늘었고 2021년말에는 9095억원으로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은 JB금융과 DGB금융의 주요 주주다.
페퍼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지난해말 유가증권 투자금액은 2019년말에 비해 각각 873.21% 늘어난 4177억원, 466.28% 증가한 2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도 2019년말 4684억원에서 지난해말 8062억원으로 3년 새 1.5배 이상 투자 규모를 늘렸다.
5대 저축銀 투자 손실 300억원…"유동성 리스크 우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이 침체한 지난해부터 일부 저축은행이 유가증권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실제 5대 저축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유가증권 투자 손실액은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유가증권 장부가액이 취득원가보다 각각 52억원, 28억원 높았지만 SBI(-171억원)·한국투자(-118억원)·OK(-91억원)저축은행 등은 일제히 투자 손실을 입었다. OK저축은행이 유가증권 일부를 처분한 것도 손실 우려 때문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만기가 3년 초과인 유가증권을 많이 가지고 있어 유동성 우려가 제기된다. OK저축은행은 만기가 정해진 유가증권 전액(525억원)이 5년 초과 국·공채로 이뤄져 있다. SBI저축은행의 3년 초과 유가증권 비중은 만기가 있는 유가증권의 40.15%에 이른다. 웰컴저축은행도 38.82%에 달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이 유가증권 투자를 늘렸다가 국·공채 가격이 급락하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특히 장기채권은 금리 상승에 민감하고 만기가 늦어 자금 회수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장기채권의 비중이 높을수록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저축은행은 당국이 정한 한도 내에서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도 높지 않다고 설명한다.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의 50% 내에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과 비상장 회사채는 합쳐서 자기자본의 10%를 넘어선 안 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돈을 벌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경기가 나빠졌을 때 부실 위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유가증권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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