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렸는데도 기대 못미친 테슬라...전기차 독주 끝나나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3.04.0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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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스1) 김민지 기자 =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전 세계 12개국 163개 기업·기관이 참가한 서울모빌리티쇼는 오는 9일까지 열린다. 2023.4.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고양=뉴스1) 김민지 기자 =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전 세계 12개국 163개 기업·기관이 참가한 서울모빌리티쇼는 오는 9일까지 열린다. 2023.4.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테슬라가 1분기 역대 최대 인도량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악화 등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급락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말 1분기 전세계에 42만2875대의 전기차를 인도하고 44만808대를 생산했다고 보고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증가한 인도량이지만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4% 늘어나는데 그쳤다. 월가의 기대치였던 43만2000대에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 주가는 현지시간 3일 전거래일 대비 6.12% 하락한 194.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가 역대 최대 인도량을 나타낸 것은 공격적인 가격할인 영향이 컸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경기침체로 차량 수요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자 가격 인하를 시작했다. 중국, 미국, 유럽 등 전 지역에서 테슬라는 수차례 가격을 낮추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1월부터 가격을 조정했고 지난달에는 2022년식 모델3·Y에 한해 최대 900만원의 추가 할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이같은 과감한 할인에도 불구하고 차량 인도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텍사스 오스틴과 독일 베를린 외곽의 공장에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동안 재고가 쌓이는 추세"라며 "재고 소진을 위해서 점진적인 가격인하가 필요하다"고 했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수익성을 악화시켰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며 "기존 업체들은 자금이 풍부하고 물러설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테슬라의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전기차 시장에서 공고하던 테슬라의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추격이 거셀 뿐만 아니라 전기차 자체가 만드는데 큰 기술력이 필요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는 전기차가 현 시점에서 테슬라의 전기차보다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한동안 신차를 내놓지 않고 있는 테슬라가 매년 새로운 전기차를 내놓는 회사와의 경쟁에서 계속 우위에 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장 저렴한 모델이 5000만원이 훌쩍 넘는 테슬라가 가격할인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완성차 업계는 저렴한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소형 전기차 ID.2ALL을 2만5000유로(약 3581만원) 이하 가격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GM 역시 올해 하반기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이쿼녹스EV를 3만달러(약 3947만원) 수준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옛 쌍용차)는 올해 하반기 중형 전기 SUV '토레스 EVX' 실구매 가격을 3000만원대로 책정할 예정이다. 기아도 3000만원대 소형 전기 SUV 'EV3'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 새로운 혁신 없이는 기존에 1등이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높은 평가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이제는 테슬라도 무엇이든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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