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끌고 아이브 밀고"..카카오, 올해 K팝 매출 2조 넘본다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4.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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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주요사업 웹툰·웹소설→K팝으로 체질전환
SM 시너지 기대…올해 양사 K팝 매출 2조 육박 전망

그룹 아이브가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MA2022'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26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그룹 아이브가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MA2022'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26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지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K팝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하며 전체 실적의 절반을 차지했다. 웹툰·웹소설에서 K팝으로 기업체질이 전환된 것이다. 4세대 걸그룹 '아이브' 성공 속에 엔데믹으로 K팝 아티스트의 해외 활동이 재개된 점이 컸다. 올해는 에스엠 (78,600원 ▼1,500 -1.87%)엔터테인먼트(SM)까지 더해 K팝 관련 매출만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매출 1조8648억원으로, 카카오 주요 계열사 중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인건비·지급수수료 증가로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부문별로는 △스토리(웹툰·웹소설) 5589억원 △뮤직(멜론·음원유통·음악레이블) 8936억원 △미디어(영상콘텐츠제작·매니지먼트) 4123억원을 기록했다. 뮤직이 전체 47.9%를 차지한 것이다. 기존엔 IT기업의 웹툰·웹소설 계열사라는 점에서 카카오엔터와 네이버웹툰을 비교하는 시선도 많았으나, 이젠 양사의 DNA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

2021년만 해도 스토리부문(4848억원)이 가장 많은 매출을 일으켰지만 같은해 9월 음원스트리밍서비스 멜론을 합병하면서 뮤직부문 존재감이 커졌다. 실제 뮤직부문 매출은 2021년 4817억원에서 지난해 8936억원으로 85% 급증했는데, 멜론의 매출이 온기 반영된 효과다. 2021년엔 멜론 매출이 9~12월 4개월 치만 반영됐다.



뮤직부문 해외매출(1420억원)도 전년 대비 56% 증가하며 '비욘드 코리아'에 앞장섰다. 글로벌 음원유통 매출 성장과 소속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몬스타엑스, 더보이즈 등이 해외 활동을 재개했고, 산하 레이블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브가 일본 현지 앨범 발매, 공연을 통해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NCT·에스파 등에 업고 글로벌 음원유통 경쟁력↑
/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그래픽=김다나 디자인 기자
SM과의 시너지를 고려하면 뮤직부문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지난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SM 지분을 각각 20.76%, 19.11% 확보해 총 39.87%로 하이브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인수로 카카오엔터는 SM 음원유통을 맡아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북미 현지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를 SM과의 합작사로 전환해 SM 소속 가수의 매니지먼트를 총괄하고 글로벌 아티스트 발굴에 나선다. 북미 법인은 최근 소니뮤직 산하의 컬럼비아 레코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음원유통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가 국내 음원유통 시장에선 1위지만, 소니뮤직과 유니버설스튜디오가 꽉 잡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진출엔 한계가 따랐다"라며 "이번 SM 인수로 NCT·에스파 등 강력한 K팝 IP(지식재산권)을 확보하게 된 만큼 세계 시장에서도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 IP 홀더인 SM을 만나 카카오엔터의 음원유통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올해 SM과 카카오엔터 뮤직부문 매출이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키움증권은 올해 카카오엔터 뮤직부문 매출을 9838억원으로 예상했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SM 연매출 컨센서스는 9709억원이다. 단순 합산 시 K팝 관련 매출은 1조9547억원으로 뛴다. 물론 최종 인수 후 SM은 카카오엔터의 관계사로 분류돼 연결실적엔 포함되진 않는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아이브를 비롯한 산하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해 뮤직 부문의 글로벌 성장을 가속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아티스트와 음원 IP를 가진 SM엔터와의 사업 협력을 통해 글로벌 음악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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