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3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사진=최지은 기자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만난 이모씨(80)는 서울 관악구에서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고 왔다고 했다. 이씨의 장바구니는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으로 벌써 무거웠다. 이씨 물건을 계산하던 상인은 "수원이나 일산, 인천에서 오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9시20분 경동시장은 이씨처럼 장바구니를 끌고 온 주부들로 북적였다.
통계청이 지난달 6일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올랐다.특히 채소류는 7.4% 수산물은 8.3%, 가공식품은 10.4% 반등했다.
이날 오전 경동시장을 찾은 이희경(38)씨는 "지난해 대형마트에서 2만원에 파는 샤인머스켓을 경동시장에선 1만원에 샀다"며 "2주에 한 번 정도 경동시장에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인 오모씨(20대)도 채소와 과일을 꼭 경동시장에서 구매한다. 만두 같은 가공식품은 대형마트가 싸지만 농산물은 재래시장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오씨는 "재래시장에 오면 7000~8000원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채소나 과일을 구매할 땐 일부러 이곳에 온다"고 설명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3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매대에 달래, 파 등 농산물이 올려져 있다 ./사진=최지은 기자
대파, 오이 등을 파는 상인 박모씨(50대)는 "인근에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이 있어 물건이 대량으로 들어오다 보니 가격이 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높은 물가에 주머니를 열지 않는 서민들이 많아지며 상인들의 고심이 깊다. 경동시장에서 농산물을 파는 상인 장모씨(50대)는 "이렇게 좋은 대파를 2000원에 팔아도 사람들이 잘 안 산다. 주머니가 닫힌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다만 장씨는 유동 인구는 부쩍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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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 내부./사진=최지은 기자
60대 박모씨는 "대형마트와 달리 물건이 포장돼 있거나 하진 않지만 직접 볼 수 있어 경동시장을 자주 찾는 편"이라며 "며느리에게 시장 구경 시켜줄 겸 데려왔는데 여기(스타벅스) 와 보자고 해 함께 왔다"고 밝혔다. 경동시장 상인 김모씨(50)는 "젊은 층이 카페에 방문하면서 시장도 구경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