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스마트안전장비가 구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규희 기자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한국몰드를 방문한 지난 31일, 공장 안에서는 로봇팔 여러 대를 거쳐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최종 제품이 완성됐다. 로봇 사이로 갑자기 근로자 한명이 들어서자 모든 공정이 일시에 중단됐다. 다른 근로자가 작동 개시 버튼을 눌러도 로봇은 응답하지 않았다.
최규남 한국몰드 대표이사는 "저희 공장도 그렇고 납품하는 현대자동차도 자동화 공정이 많아 근로자 안전에 특히 신경을 쓴다"며 "사각지대 없이, 인간의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안전장치에도 사고가 빈번하다. 공장 내 소음으로 근로자간 의사소통이 어렵고 공정 규모가 넓고 길수록 로봇 사이사이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날 방문한 한국몰드 공장에서도 관계자와 대화하기 위해 서로의 귀를 입 근처로 가져다 대는 행동을 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AI와 열화상카메라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해줬다. 보통 열화상카메라는 군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우리나라 접경지역에서 군이 사용하는 TOD(열영상장비)도 물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적과 동물 등을 구별한다. AI는 열화상카메라에 잡힌 온도와 사물의 모습으로 로봇과 사람을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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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한국몰드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조규희 기자
열로 상황을 파악하는 탓에 화재 예방에도 탁월하다. 해당 스마트안전장비를 공정 전체에 적용할 경우 특정 구역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 화재 사고로 판단할 수 있어 빠른 근로자 대피 등이 가능하며 야간에는 사고 대응을 신속히 할 수 있다. 한국몰드는 화재 장비와의 연동을 통해 화재 예상 지점에 소화 기능을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AI 기반 스마트 안전장비는 정부의 도입 지원 대상이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 따라 스마트 기술 기반 안전장비를 중소사업장에 대해 집중 지원하고자 올해부터 총 250억원 규모의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확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장비 도입을 원하는 사업장은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 비용의 80% 범위 내에서 사업장 당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 지원 대상 안정장비는 △AI 기반 인체감지시스템 △이동형 위험설비 접근경보 장치 △차량계 건설기계 및 하역운방기계 스마트 안전장치 등 총 14가지다.
류경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장치·설비는 점점 복잡·대형화되는 추세로 안전관리를 기존 장비나 인력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나 정보력이 취약하여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이나 활용도가 낮은 중소사업장에 스마트 안전장비를 지원함으로써 안전수준을 한 단계 높여 산업재해 발생을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기획: 고용노동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