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아토피 신약, WHO '국제 공식 물질명' 얻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4.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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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아토피 신약, WHO '국제 공식 물질명' 얻었다


JW중외제약 (30,550원 ▼250 -0.81%)이 레오파마에 기술수출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신약 'LP0190'의 핵심 성분이 세계보건기구(WHO)가 부여하는 국제 공식 물질명을 획득했다. 이는 신약의 세계시장 상용화를 위해 거쳐야 하는 단계로 임상을 진행중인 레오파마측의 LP0190에 대한 개발 완수 의지가 반영됐다. LP0190는 곧 마무리될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성공적 결과를 얻게 된다면 '히스타민 H4 수용체' 표적 기전 아토피 치료제 중 처음으로 임상 3상 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된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WHO는 최근 'LP0190'에 국제일반명(INN, International Nonpropietary Names)으로 '이주포란트(Izuforant)'를 공식 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일반명은 하나의 의약 성분에 대해 세계적으로 동일한 명칭을 사용토록 해 의약품 사용 혼란을 막기 위해 WHO가 1953년부터 부여하는 명명체계다. 개발사가 명명을 신청하면 WHO의 심사를 거쳐 확정 여부가 결정된다. 성분명 처방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 의약품을 상용화하려면 국제일반명이 필요하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LP0190의 개발이 막바지 단계로 넘어가는 만큼, WHO 공식 명칭 획득을 통해 글로벌 상업화를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이 2009년 프로젝트명 'FR'로 개발에 착수한 'LP0190'(당시 신약후보물질명 JW1601)는 2018년 덴마크 피부질환 분야 기업 레오파마에 총 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이후 2021년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224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에 돌입했고, 올해 3분기 중 2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을 눈앞에 둔 셈이다.



다만, 세계적으로 아토피 치료제는 다수 출시된 상태다. 2018년 발매된 사노피의 인터루킨-4·13 수용체 표적 '듀피젠트'다. 이후 인산화효소(JAK) 억제 계열의 치료제를 일라이 릴리와 애브비, 화이자 등이 연이어 내놨다.

그 후 2021년까지 JAK 억제제인 '올루미언트'(Oluminant 바리시티닙, 일라이 릴리), '린버크'(Rinvoq 우파다시티닙, 애브비), '시빈코'(Cibinqo 아브로시티닙, 화이자) 등이 출시됐다. 이 치료제를 통한 치료 저변도 확대된다. 듀피젠트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12조원에 육박했다. 국내에서는 이달부터 성인을 넘어 소아·청소년 중증 아토피 환자들에게도 보험급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동일 질환 영역에서 선발 신약들이 있지만, 업계는 LP0190 개발 상황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출시된 신약과 달리 히스타민 'H4 수용체'를 표적으로 해서다. H4는 염증세포의 이동과 활성을 조절하고 가려움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수용체다. 지금까지 나온 치료제가 대체로 염증을 줄이는 방식이어서 가려움 해소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H4를 조절하면 이론상 염증과 가려움 둘 다 억제할 수 있다.


특히 H4 표적 기전 신약을 노리던 빅파마(대형 제약사)들도 대부분 개발을 중단한 상태다. 존슨앤드존슨(J&J)이 아토피 임상 2상을 시도했으나, 무과립구증 부작용 발생으로 개발을 중단했으며 화이자에서 스핀오프한 영국계 바이오벤처 지아코는 임상 2a상을 진행했지만 1차 평가변수인 가려움증 감소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곧 나올 임상 2상에서 LP0190가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가 관건"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오면 임상 3상 진입을 노리는 H4 표적 기전의 첫 아토피 신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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