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표 1만5000원 비싸"…스즈메도 영화관株 못 살렸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3.04.04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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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표 1만5000원 비싸"…스즈메도 영화관株 못 살렸다


코로나19(COVID-19) 엔데믹의 영향으로 여행·항공·요식업계가 살아나지만 극장가는 여전히 침체기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2021년에 비하면 관객 수가 늘었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상태라서다. 극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관객 탓에 주가도 저점에 머문다.



지난 3일 증시에서 CJ CGV (5,540원 ▼20 -0.36%)는 전 거래일 대비 270원(1.74%) 내린 1만5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 CGV의 주가는 연초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2월 고점(1만9660원) 대비 22.48% 빠졌다. 현 주가는 반년 전인 지난 10월4일(1만5250원)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극장을 떠났던 관객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극장 총 매출은 800억 2293만원, 관객 수는 747만6242명이다. 2019년 3월과 비교하면 매출은 36.77%, 관객 수는 49.04% 줄었다.



흥행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초부터 이날까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37만여명, '스즈메의 문단속'이 378만여명, '아바타: 물의 길'이 348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하지만 전체 관객 수는 1월 1125만357명, 2월 642만1295명, 3월 747만6242명으로 등락을 반복 중이다.

극장가가 침체된 이유로는 티켓 가격이 가장 먼저 꼽힌다. 영화 티켓 가격은 일반관 기준으로 평일 낮 1만4000원, 주말 낮 1만5000원이다. 화면 크기가 크거나 특수효과가 들어가는 특별관을 선택하면 2만원이 넘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른 소비자 희망 가격(8000원~1만원)과는 차이가 크다.

극장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관객 수 회복이 더딘 이유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강세와 신작 영화 개봉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극장업계 관계자는 "티켓 가격이 관객 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슬랭덩크 같은 경우 특수관에서 n차 관람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 티켓 가격보다는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관객에게 영향을 크게 준다고 본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극장가에서는 티켓 가격을 조정하려는 논의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또다른 극장업계 관계자는 "영화 티켓 수익은 투자사, 제작사, 배급사, 극장이 나눠 갖는 구조인데 물가 상승으로 각종 비용이 크게 올라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며 "다음달부터 코로나 격리 기간이 5일로 줄어들고 신작 영화가 개봉하며 극장가도 활기를 띨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관객 수가 회복되지 않는 이유로 티켓 가격이 아닌 신작 영화의 부족을 꼽는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8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66% 회복했다"며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됐던 최근 3년간 신규 영화 제작 자체가 부족했기 때문에 아직 관객 수가 가파르게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영화업계의 회복세는 뚜렷하며 개별 기업의 재무 구조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CJ CGV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며 "3년여간의 팬데믹을 벗어나 올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 유력하지만 여전히 재무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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