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엇갈린 희비…소액주주 갈등 이어가는 바이오사는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04.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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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진 '소액주주' 오스코텍 '회사' 완승
아이큐어, 소액주주 추천 감사 선임
헬릭스미스, 주총 후에도 소송전 지속

소액주주 측과 갈등을 빚어온 바이오사들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결과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안건을 놓고 벌인 표대결에서 오스코텍, 휴마시스 등은 회사가 완승을 거뒀지만 파나진은 소액주주가 압승했다. 아이큐어, 툴젠 등에선 소액주주 요구가 반영된 일부 안건만 통과했다.

주총 엇갈린 희비…소액주주 갈등 이어가는 바이오사는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분자진단 전문업체 파나진 (3,595원 ▼5 -0.14%)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주주제안으로 부의된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이규섭·김헌주)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감사 1명(기철)을 추가 선임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이 역시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안건이다. 이에 따라 파나진은 전체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4명이 소액주주 측 인사가 됐다. 소액주주가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기존 경영 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파나진 관계자는 "현재 회사에서 밝힐 만한 입장은 없다"고만 했다.



작년 말부터 예견됐던 상황이다. 파나진 소액주주들은 작년 11월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작년 9월 말 기준 12.93%)을 넘어서는 지분(14.93%)을 확보했다. 이어 작년 말 법원에 임시 주총 소입허가 신청(기각), 지난 2월 말 사측을 상대로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이번 주총에 상정)을 잇따라 냈다. 파나진 소액주주들은 김성기 대표가 배우자가 세운 진단시약 업체에 파나진의 기술을 유출했다면서 김성기 대표 등 경영진 교체를 예고해왔다. 물론 이는 회사가 부인하는 의혹이다.

반면 신약개발 전문업체 오스코텍 (41,250원 ▲50 +0.12%)은 회사가 압승을 거뒀다. 오스코텍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3.9%로 낮다. 하지만 주총에서 회사가 올린 안건은 모두 가결되고 주주제안은 모두 부결됐다. 소액주주들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수단인 초다수결의제 삭제, 사외이사 및 상근감사 선임 등을 제안했다. 올초 최대주주가 바뀐 분자진단 전문업체 휴마시스 (1,714원 ▲40 +2.39%)도 회사가 올린 안건이 모두 통과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들도 지난 2월 주총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갈등 양상을 보여왔다.



회사와 소액주주들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사례들도 나왔다. 툴젠 (78,200원 ▼2,400 -2.98%)은 사내이사 후보로 올랐던 김영호 각자 대표가 주총 직전 사임했다. 소액주주들은 연구개발 총괄인 김 대표가 임기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그의 재선임을 반대했다. 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안건도 반대했다. 이외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은 원안대로 통과했다.

아이큐어 (2,935원 ▲120 +4.26%)는 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감사가 선임됐다. 이를 제외하면 주주제안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아이큐어 소액주주들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3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낮추는 정관 변경,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를 사측이 제시한 기준보다 1억원씩 낮추는 의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아이큐어 소액주주 측은 "주주 운동의 결과로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감사가 선임됐다"며 "사실상 소액주주의 승리"라고 의의를 뒀다.

헬릭스미스 (3,730원 ▲410 +12.35%)는 지난달에만 두 번의 주총을 열었다. 결과는 양측의 무승부다. 다만 주총과 무관하게 양측의 소송전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헬릭스미스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소액주주 측 이사 3명을 해임한다는 소송을 냈다. 지난달 임시 주총에 올렸지만 부결된 안건이다. 또 소액주주 측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을 상대로 유상증자로 취득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되자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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