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유메디칼 '스마트 제세동기'로 글로벌 공략…"실적 개선 시동"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04.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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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씨유메디칼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김형수 씨유메디칼 대표(왼쪽)-정우천 엑스큐어 대표 인터뷰 /사진=안양(경기)=이기범 기자 leekb@김형수 씨유메디칼 대표(왼쪽)-정우천 엑스큐어 대표 인터뷰 /사진=안양(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의료기기 전문기업 씨유메디칼 (723원 ▼5 -0.69%)이 '스마트 자동제세동기(AED)'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엑스큐어 (4,375원 ▼75 -1.69%)와의 시너지를 통해 제품의 기능과 품질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씨유메디칼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정부의 정책 변화와 꾸준한 품질 개선, AED 시장의 확대로 구조적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형수 씨유메디칼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AED뿐 아니라 종합적인 응급 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씨유메디칼과 엑스큐어 양사가 국내·외 응급의료 시장에 동시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엑스큐어-씨유메디칼 '스마트 AED'로 시너지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엑스큐어는 씨유메디칼 지분 18.4%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스마트카드와 IT 보안 솔루션 사업을 하는 엑스큐어는 IT와 결합한 기능성 의료기기 시장에 주목하고 씨유메디칼 인수를 결정했다.



씨유메디칼과 엑스큐어의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일으키려는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다. 씨유메디칼은 자회사 씨유헬스케어를 통해 2020년 한솔시큐어를 인수하고 사명을 엑스큐어로 바꿨다. 이때부터 씨유메디칼은 IT와 결합한 '스마트 의료기기' 개발 의지를 보였으나 엑스큐어가 자금난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광네트웍스가 씨유헬스케어와 엑스큐어를 인수하게 된다.

이후 대광네트웍스 역시 응급의료기기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엑스큐어와 씨유메디칼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하면서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 정우천 엑스큐어 대표는 "우리 사업과의 연관성이나 향후 방향성 등을 고민한 끝에 씨유메디칼 인수가 적절하다고 봤다"며 "씨유메디칼의 현재 기업가치도 저평가 돼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전부터 협력관계를 이어온 두 회사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사업 협력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씨유메디칼은 2021년 엑스큐어와 AED 고도화 및 원격관리 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엑스큐어의 IoT(사물인터넷) 기술과 보안솔루션을 접목해 AED 관리를 보다 고도화하는 사업이다.


AED는 급성 심정지를 일으킨 환자를 응급처지하는 의료기기인만큼 평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주요 공공장소나 관공서 등에 AED가 비치돼 있더라도 평소 관리가 잘 안 돼 있다면 응급환자 발생 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해킹 등 보안사고에도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한다.

정 대표는 "엑스큐어의 스마트카드, 보안 솔루션 기술을 AED에 적용하면 이 시장은 더 크게 열릴 것"이라며 "앞으로 의료기기뿐 아니라 인터넷과 연결되는 모든 기기는 사이버 보안에 대비하지 않으면 판매할 수 없는 시대가 오기 때문에 우리의 독자 기술을 적용해 씨유메디컬 AED 제품의 보안성을 높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엑스큐어가 개발한 스마트 AED 보관함은 씨유메디칼 제품의 활용성과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제품 중 하나다. AED는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온도와 습도 등 주변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 기온이 너무 낮으면 방전 우려가 있고 기온이 높으면 폭발 위험이 있다.

기존의 AED 보관함은 단순히 AED를 보관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기능 정도만 수행했다. 하지만 스마트 AED 보관함은 IoT 기능과 결합해 자동으로 주변의 온도와 습도를 탐지하고 AED에 최적화한 상태를 유지해 준다.

스마트 보관함은 이미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2월 씨유메디칼은 일본 추에츠클린서비스와 80억원 규모의 AED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건물관리회사인 추에츠클린서비스는 지난 10년간 씨유메디칼의 AED 제품을 사용해 왔다. 엑스큐어는 이번에 씨유메디칼과 함께 추에츠클린서비스에 스마트 보관함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일본 현지에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AED를 관리할 수도 있다. 통신과 연결한 AED 신제품인 '링크'(Link)는 현재 인천 연수구에서 시범운영 중에 있다. 장비 고장 여부와 소모품 유효기간 등을 모바일 앱으로 실시간 점검할 수 있어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 즉시 최적의 상태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추세는 응급의료기기들을 원격관리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엑스큐어 기술과의 시너지 AED 제품의 성능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확대, 내수 성장…"제2의 도약"
씨유메디칼은 올해 제2의 도약을 꿈꾼다. 그동안의 실적 부진을 털고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아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신사업 진출로 실적도 매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2001년 설립된 씨유메디칼은 이미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은 회사다. 2002년 아시아에서 최초, 세계에서는 6번째로 AED를 개발해 출시했다.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AED를 개발한 일본과는 상당한 기술 격차를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조달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업체다. 해외에서의 인지도는 더 높다. 2021년 6월 EURO 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 덴마크-핀란드 전에서 인터밀란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정지로 쓰러졌다가 소생하는 과정에 씨유메디칼의 AED가 사용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AED의 중요성이 커지고 씨유메디칼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생기면서 그해 7월 영국 EPL(프리미어리그) 주요 축구장에 AED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현재 씨유메디칼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70~80% 이상이다. 세계 79개국에 수출하며 인지도를 높여오고 있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 씨유메디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기업으로 인식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며 "수십년 간 이어온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품질관리와 사후관리를 엄격하게 해 온 것이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해외 진출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미래 시장 개척을 위해 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아태 지역 포스트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며 "현재 멕시코 등 중미 지역에도 상당한 수출을 하고 있는데 북중미를 엮는 포스트 구축도 시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내수 시장 확대도 기대할 요소다. 씨유메디칼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AED 시장이 크지 않아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12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구조 및 응급처치 교육대상나 보건관리자를 둬야 하는 사업장 중 상시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장은 AED를 설치하도록 했다. 의료기관과 구급차 위주로 설치되던 AED는 이제 공항, 역사, 체육시설, 관공서 등으로 점차 설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2012년에는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AED 설치가 의무화됐는데 이후 10년이 지나며 교체주기가 온 것도 내수 시장의 수요 증가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 등을 거치며 공공시설뿐 아니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어디든 AED의 설치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가정용 AED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정 대표는 "가정용 AED는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비전문가가 평소에 AED를 관리하기 어렵다"며 "원격으로 AED를 관리하는 IoT 플랫폼을 구축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저평가 탈피"
김형수 씨유메디칼 대표 인터뷰 /사진=안양(경기)=이기범 기자 leekb@김형수 씨유메디칼 대표 인터뷰 /사진=안양(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씨유메디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64% 증가한 470억원, 영업이익은 50.17% 늘어난 10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2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탈피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김 대표는 "영국이나 EU(유럽연합) 등 해외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폴란드 등 동구권 국가에서 상당한 매출 신장을 이뤘다"며 "국내에서는 1위 점유율을 더 공고히 하면서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부진하다. 2011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2012년에는 최고 2만원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지난달 31일 기준 주가는 1151원이다. 실적 부진에 그동안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인한 주가 희석 효과 등이 겹치며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수정주가 기준으로는 2012년 고점 대비 89% 조정받은 상태다.

현재 씨유메디칼의 시가총액은 555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5.2배, 순이익의 6배에 불과하다. 정 대표는 "씨유메디칼을 인수하기 전 여러 회계사들의 자문을 받은 결과 기업가치는 11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인수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김형수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오면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후 주력 사업을 더 강화하며 실적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엑스큐어와의 시너지와 국내·외 시장 확대 등 향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현재 주가는 상당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전년 대비 10% 이상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일반 AED뿐 아니라 의료기관이나 응급차 등에 설치되는 전문가용 AED도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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