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사유지였던 아시엔다 나폴레스 공원 호수에 하마가 떠 있다. /AP=뉴시스
안티오키아주는 "콜롬비아 농업연구소(ICA)와 콜롬비아 공군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하마를 동물 보호구역에 방생하겠다"며 "이주에 필요한 물품과 항공편 조달에 총 350만달러(약 4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발표했다.
콜롬비아 정부에 따르면 현재 하마 130마리 이상이 안티오키아주 메데인 시내에서 동쪽으로 20km 떨어진 강에 집단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하마는 아프리카에 서식할 뿐 남미 대륙에 살지 않는다.
콜롬비아에 하마를 들여온 사람은 1980년대 마약 조직 '메데인 카르텔'을 이끌며 코카인을 밀수해 세계 7위 부자로 꼽혔던 에스코바르다. 에스코바르는 당시 메데인 외곽 초호화 저택에 살며 동물원을 만들어 이국적인 동물을 수입해 키웠다. 하마도 그중 하나였다.
이후 1993년 에스코바르가 정부에 의해 사살되고 나서 풀려난 하마는 남미에 뿌리내려 160마리까지 늘어났다. 이 외래종 하마들은 생태계를 교란하고 농작을 방해, 주민에게 피해를 줬다.
학술지 네이처에는 이 하마의 개체 수가 20년 안에 1500마리로 급증할 수 있다는 논문이 등록되기도 했다. 논문에는 하마의 배설물이 강의 산소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어류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우려가 커지자 안티오키아주는 하마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중성화시키거나 피임 화살을 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환경부가 승인하면 올 상반기 내로 이주를 마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