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추위가 마련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분야별 외부 전문가와 워크숍 형태의 일대일 심층인터뷰 △다면평가를 포함한 평판 조회 △업무역량 및 업적 평가 △자추위 최종 심층면접과 경영계획 프리젠테이션(PT) 평가 등 4단계로 진행된다. 1~3단계까지 각각 외부(시장), 내부(노조 포함), 경영진과 이사회의 촘촘한 검증 절차를 거쳐 숏리스트(최종 후보군) 2명을 추린 뒤 4단계 심층 면접 후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임하는 절차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임 회장이 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도입으로 그룹 내부에 확실한 인사 원칙을 전달하는 한편 금융당국에도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명확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 사정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1차 후보군 4명 모두 현직에다 영업 전문가란 공통점이 있고 출신은행(옛 상업·한일은행)별로 2명씩 안분해 혹여 모를 외부 인사 개입과 내부 갈등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과 업무 능력만 보고 은행장을 공정하게 선정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임 회장도 직접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의 취지와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를 동원하고 여러 과정과 단계, 절차를 거치는 새로운 시도여서 투명성이나 객관성, 전문성이 훨씬 담보될 수 있다"며 "어떻게 보면 (지주사) 회장이 (은행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투명하고 객관적인 (은행장 선임) 절차를 만드는 것이 지배구조를 바꾸라고 하는 금융정책, 감독당국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금융권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5대 금융그룹 회장과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내부통제를 넘어 유능한 CEO가 선임되고, CEO에 대한 균형잡힌 견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려 한다"며 "공정한 대내외 경쟁을 거쳐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조직 내외의 유능한 인재가 대표로 선임될 수 있도록 후보자 선발·육성·평가 등 승계프로그램을 내실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