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함께 만든 머스크와 알트만은 왜 갈라섰을까?[티타임즈]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23.04.01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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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오픈AI 창업자 샘 알트만은 누구인가

"오픈AI는 더 이상 OpenAI, Open소스가 아니다. ClosedAI, Closed소스가 돼 버렸다."

AI의 침공을 막기위해 샘 알트만과 함께 오픈AI를 만든 일론 머스크의 비판이다. 오픈AI가 MS의 영향력 아래 들어간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렇다면 오픈AI는 왜 OpenAI와 ClosedAI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게 된 걸까. 한때 힘을 합쳤던 두 사람은 왜 갈라선 것일까. 두 사람이 생각하는 AI에 대한 철학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샘 알트만이 어떻게 오픈AI의 창업에 이르게 됐는지, 그가 밟아온 길을 살펴봐야 한다.



실리콘밸리 젊은 비저너리 샘 알트만
8살 때부터 코딩을 공부했다는 알트만은 2005년 스탠퍼드대학교 2학년까지 다니고 자퇴했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공유하는 소셜 회사 '루프트'를 창업하면서 Y콤비네이터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Y콤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레딧, 핀터레스트 등을 키워낸 실리콘밸리 지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다. 당시 Y콤비네이터를 이끌던 유명 투자자 폴 그레이엄은 알트만을 보고 '19살의 빌 게이츠가 딱 이런 모습이었겠군'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를 눈여겨 보았다. 그리고는 2014년 자신보다 어린 알트만에게 Y콤비네이터 CEO자리를 물려주었다. 이 때 알트만의 나이가 28살이었다.

Y콤비네이터 CEO 자리에 오른 알트만은 에너지, 생명공학, 로봇공학,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을 Y콤비네이터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 스스로도 핵분열, 행융합 회사 2곳에 투자하고 이사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벤처 캐피털이나 액셀러레이터 같은 투자자의 역할은 세상을 구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에 재능있는 젊은이들이 더 많이 뛰어들도록 독려하는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1조 달러 규모의 기업을 만들고 세상을 발전시키자. 하지만 과학적 진보 없이는 1조 달러 규모의 기업을 만들 수 없다.' 이것이 샘 알트만의 투자 철학이었다.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창업한 오픈AI
Y콤비네이터 CEO 시절 알트만이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것은 인공지능 분야였다. 그는 오래 전부터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류의 고유함을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인간 바둑 챔피언을 잇달아 꺾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더 잘하는 일의 범주가 계속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몇 개 대기업이 강력한 인공지능을 독점하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오픈AI의 창업을 이끌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 등과 함께 2015년 비영리단체로 오픈AI를 설립한 그는 2019년에는 오픈AI에 더 집중하기 위해 Y콤비네이터 CEO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오픈AI의 미션은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인공 일반 지능을 만드는 것'이다. 인공 일반 지능은 인간처럼 추론하고 반응할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그런데 알트만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한다는 선한 목적과 별개로,.인공 일반 지능이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기본소득 프로젝트이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2017년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시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100명에게 조건없이 월 1000~2000달러를 지급하는 실험에 나섰다. 기본생활을 충족하기 위해 어느 정도 돈이 지급되어야 하는지, 돈을 받은 주민들이 어떻게 노동하고 시간을 보내는지, 기본소득이 이들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2021년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10년 안에 미국 성인 2억 5000만 명에게 연간 1만 3500달러(약 179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이 부를 분배하기 위한 정책으로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기업가치 2.5%와 소유 토지 가치의 2.5%를 세금으로 받아 재원을 조달하자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픈AI의 인공지능은 여전히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일까
한 마디로 샘 알트만은 인공지능 발전을 피할 수 없다면 더 윤리적으로,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오픈AI가 일반 기업보다 더 빠르게 인공지능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2019년 비영리단체인 오픈AI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 '오픈AI LP'를 출범시켰다. 비영리와 영리의 중단 형태인 오픈AI LP는 ① 투자를 받지만 최대 100배까지만 불려준다 ② 이익보다 미션이 먼저다 ③ 영리적 결정은 지분 없는 이사들이 내린다는 원칙 아래 영리 활동을 하고 있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가 10억 달러 투자를 하며 받았던 지분도 오픈AI LP의 지분이다. 현재 챗GPT 등을 개발하는 대부분의 직원이 오픈AI LP 소속이며, 샘 알트만은 오픈AI LP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일려졌다.

하지만 오픈AI LP의 출범은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떠난 이유가 됐다. 일론 머스크는 2018년 오픈 AI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영리 자회사의 설립과 MS의 투자 등 오픈AI의 방향성에서 이견이 생겼던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챗GPT 출시 이후 오픈AI를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샘 알트만과 일론 머스크 둘 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넘어서는 것은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표도 동일하다. 하지만 이를 위한 방법은 정 반대이다.

알트만은 인공지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인류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 단계에서 사회에 배포하고, 다양한 문제에 부딪혀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빠른 학습과 반복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찾아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넘어서는 순간 인류를 전멸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핵무기보다 위험하며, 세계 3차대전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되 끊임없이 규제하고 경계하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알트만과 악한 인공지능의 등장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머스크. 두 사람의 의견 충돌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사진=티타임즈/사진=티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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