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미국 화이자와 영국 GSK의 RSV 백신에 대한 60세 이상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화이자는 영유아 대상 모성 접종용 RSV 백신도 FDA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0세 이상 백신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품목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RSV는 호흡기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로 인두염 등 주로 상기도 감염을 유발한다. 아기가 감염되면 호흡 곤란을 유발하며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층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위험하다. 세계에서 매년 어린이 10만명, 고령층은 1만4000명이 RSV 감염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아기 사망률이 높다. 소아 92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 RSV 감염으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환자의 약 67%가 2세 미만이었고 사망률은 5.4%로 보고됐다.
하지만, 아직 국내 업계 RSV 백신 개발은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100 -0.17%)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함께 mRNA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RSV 백신을 개발하기로 했지만, 아직 준비 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와 별도로 2018년부터 RSV 백신을 연구중이지만, 아직 임상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지금부터 임상에 돌입한다 해도 이미 허가 단계인 해외 제약·바이오사들의 백신이 의료현장에 안착한 뒤에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유바이오로직스도 곧 비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역시 갈 길이 멀다. 그나마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RSV 백신 개발에 나선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와의 기술 격차를 감안해야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내 백신 업계 위상 역시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는게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2021년 한국 백신 시장 규모는 3조8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3% 폭증하며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한 상태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OEM(주문자위탁생산)과 CDMO(위탁개발생산)을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린 것은 물론 조단위 현금 자산을 쌓아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백신 개발을 동시에 진행했다"며 "국내 업계가 할 수 있는 미개척 영역에서 다양한 개발 전략을 발빠르게 실천에 옮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