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16년 9월23일, '전경련 출입기자단 추계세미나'가 경기도 여주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며칠 전부터 언론이 미르 재단 등에 대한 의혹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세미나는 친목행사가 아닌 '미르 재단'의 실체를 따져 묻는 취재의 장이 됐다. 당시 전경련 부회장은 "처음에 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자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뒤에 드러난 것은 전경련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었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불과 1년 만에 무너져 내렸다. 침몰하는 조직의 수장을 맡겠다는 재계 총수는 없었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아예 '전경련 패싱'이 이뤄졌다.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회비 수입이 급감했다. 설상가상 여의도 전경련회관 공실 문제까지 겹치면서 재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인원 감축 조치로 많은 직원들이 직장을 잃었다.
과연 전경련은 달라졌을까. 재계는 정경 유착으로 '개점휴업' 상태까지 몰렸던 전경련이 개혁을 위해 어떻게 노력했고, 그 결과 '환골탈태'에 이르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아직 이렇다할 변화를 확인하지 못한 4대 그룹들은 선뜻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되돌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전경련은 내부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알리며 외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신뢰를 잃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다시 얻기 위해서는 갑절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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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그런 만큼 전경련이 기업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진정한 '글로벌 싱크 탱크'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 /사진=임동욱](https://thumb.mt.co.kr/06/2023/03/2023033111492736752_1.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