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위원장은 특히 금융지주회장들에게 고금리 하에서의 취약계층 부담 완화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새롭게 출시된 소액생계비대출은 사흘 만에 한 달 치 사전예약이 꽉 찼다"며 "근래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우리 국민들의 삶에 미친 부담을 여실히 나타내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 수백 퍼센트 금리의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에 대해 금융권의 소극적인 참여가 문제제기되고 있다"며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과 협조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국내외의 수많은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언제 어떤 문제가 불거질지 모르는 만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며 "금융당국은 은행산업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경기대응완충자본, 스트레스완충자본,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등 '자본확충 3종세트' 도입을 추진하고, 일부 취약 금융사에 대해서는 경영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잇단 금융권 횡령으로 인한 내부통제 제도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책임경영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정부는 최고경영자(CEO)의 책임 하에 각 업무영역별 리스크에 대해 관리책임이 있는 임원을 명확히 함으로써, 경영진이 보다 확실한 책임감을 가지고 각종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다"며 "이는 소비자보호나 과도한 위험추구 방지보다 수익을 우선시하는 조직문화와 행태에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끌어올리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부통제를 넘어서서 유능하고 적격한 CEO가 선임되고, CEO에 대한 균형잡힌 견제가 이뤄질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도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며 "우선 공정한 대내외 경쟁을 거쳐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조직 내외의 유능한 인재가 대표로 선임될 수 있도록 후보자 승계프로그램을 내실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 원장도 "금융위원장님께서 말씀 주신 내부통제, 지배구조와 관련해 금감원 차원에서도 열심히 살펴보겠다"며 "이어지는 고금리 시대에 금융 소비자의 고통을 덜 수 있는 은행권의 자발적 노력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상생금융을 위해 조직체계를 점검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의 패키지를 내놓아 상생금융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은 2금융권 대출을 1금융권인 국민은행으로 돌려 화제가 된 KB국민희망대출 상품을 언급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도 5000억원대 유동화 지원을 했다"며 "자체적인 혁신노력과 아이디어를 발굴해 국민들의 금융 편익 상승과 자산 증대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사의 사명은 사회공존이다"며 "금융업의 본질인 신뢰와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김주현 위원장과 이복현 원장의 말에 공감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