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일 정기 주총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새 대표이사로 박재현 제조본부장(부사장)을 선임했다. 이에 따라 우종수 기존 대표이사는 사임하게 됐다.
권 사장과 이 부회장은 이미 지난해 말 퇴임이 결정돼 이번 주총에서 공식 퇴진이 예정된 상태였지만, 우 대표 거취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하마평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 대표의 임기가 아직 2년 더 남은 상태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우 대표 체제로 이사회 신구 조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연구센터장, R&D 총괄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 프로젝트 다수를 지휘했다. 이 부회장은 국내 제약업계 최연소 연구소장을 거쳐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했다. 신약 기술수출의 포문도 이 부회장이 열었다. 우 대표와 권 사장, 이 부회장의 한미약품 근속 연수를 합하면 100년에 육박한다. 세 명의 전문 경영인과 창업주의 끈끈한 관계는 제약업계에 잘 알려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경영진 세대교체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안팎에서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 리더십을 세우려는 송 회장의 의지가 강했다는 말이 나온다. 송 회장은 전일 열린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반면 송 회장을 제외한 오너 일가의 그룹 이사회 퇴진 양상도 이어졌다. 창업주의 차남인 임종훈 사장은 전일 한미약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에 따라 오너 2세 중 그룹 이사회에 남은 인물은 장남 임종윤 사장 한 명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종윤 사장 역시 내년 주총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2020년 선대회장 타계 후 그의 3명의 자녀인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 장녀 임주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이사회에 각기 이름을 올렸지만 2021년부터 차례로 물러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리더십을 송 회장으로 일원화하는 가운데 1세대 경영인 3인방과 오너 2세의 이사회 퇴진이 맞물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