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보다 현장 경험"…새 외교안보사령탑에 '큰 흐름' 강조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2023.03.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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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통령실이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외교적 디테일을 가미하는 데는 학자 출신(전임 김성한 전 안보실장)보다 현장에서 경험 있는 조태용 실장이 적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한미, 한일관계 등이 상당 부분 복원돼 가는 만큼 실무를 잘 아는 전문가가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로 더 알맞다는 의미다. 미국 국빈방문 일정 조율 문제 등 지엽적 사건보다는 전체 흐름을 봐달라는 주문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실장은) 교수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설 때 한미동맹 우선, 한미일 협력의 외교방향을 잡아서 기틀을 세웠다"며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외교적 디테일을 가미하는 데는 학자출신보다 현장에서 경험 있는 조태용 실장이 적합할 수 있다는 흐름에서 안보실장 자리에 변화가 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하나 사건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알겠지만 하나하나 사건에 의해서 큰 인사가 나는 건 아니고 큰 흐름에서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덧붙이자면 조태용 안보실장은 외교가에서 큰 틀을 짜는 숲을 본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디테일을 챙기는 숲과 나무를 같이 볼 수 있는 유능한 외교관으로 평가된다"며 "주미대사로서 (4월 예정된) 국빈 방문도 팔로업해왔기 때문에 국빈방문과 관련해 외교적으로 조금도 허점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 실장은 앞서 29일 물러난 김성한 안보실장의 후임 인사로,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국가안보실장을 맡아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2023.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 실장은 앞서 29일 물러난 김성한 안보실장의 후임 인사로,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국가안보실장을 맡아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2023.3.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조 신임 실장은 용산 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인사를 나누고 "중차대한 시기인데 안보실장 자리를 맡게 돼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1개월여 동안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인 글로벌 중추국가 건설을 위해서 주춧돌을 잘 놨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 주춧돌 위에 토대 위에 좋은 내용으로 집을 지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안보실을 포함, 대통령실을 포함해 전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원팀으로 노력해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 외교 이벤트인 '12년 만의 미국 국빈방문'을 불과 20여일 앞둔 시기인 만큼 갑작스러운 외교안보라인 교체에 따른 혼란을 신속히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실장이 '원팀'을 강조한 것은 김 전 실장의 사퇴 배경으로 소통 부족이 꼽힌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은 미국 국빈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과 일정 조율을 놓고 대통령 보고 등 내부 공유에서 문제가 생겨 사의 표명까지 이어졌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을 찾아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2023.03.30.[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을 찾아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2023.03.30.
이로써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라인은 정통 외교관 출신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조 실장은 제14회 외무고시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주미한국대사관 1등서기관, 외교통상부 북미1과 과장,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 외교통상부 북미국 국장, 외교부 제1차관,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국회의원, 주미대사를 거친 최고의 미국통 외교관 출신이다.

조 실장의 후임 주미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조현동 외교부 1차관도 미국통 외교관이다. 조 차관은 주미대사관 1등서기관, 북핵외교기획단장, 주미대사관 공사와 외교부 1차관 등을 역임한 미국과 북핵통 외교관이다. 1960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19회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외교부 북미국 북미3과장 등을 거치며 주로 북미외교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면서 현재 국가안보실 1차장인 김태효 당시 대외전략비서관과 함께 일한 이력도 있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이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게 외교안보라인을 정비하고 있다. 주미대사로 부임할 조 차관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도 빠른 시간 내에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사임한 김일범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직무는 외교관 출신인 김승희 선임행정관이 대신 맡고 있다. 김 전 실장과 비슷한 이유로 먼저 사퇴한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자리에는 이충면 전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외무고시 제26회)이 출근해 일하고 있다. 이 신임 외교비서관은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당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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