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업용부동산 '경고등'에 韓 리츠 우려도 커지는데…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3.03.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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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업용부동산 '경고등'에 韓 리츠 우려도 커지는데…


글로벌 은행 불안 리스크에 이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리츠(부동산투자신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하반기 대출 경색 등으로 위축됐던 리츠(부동산투자신탁)주는 SVB(실리콘밸리뱅크) 사태 이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 국내 리츠의 경우 공실률이나 자산가치, 임대료 등을 감안하면 미국 시장과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30일 주식시장에서 리츠 주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지난 27일 상장한 한화리츠 (5,230원 0.00%)는 0.22% 오른 456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공모가(5000원)를 회복하지 못했고 롯데리츠, ESR켄탈스퀘어리츠 등은 소폭 올랐다. SK리츠, 신한알파리츠는 각각 0.6%, 3%씩 하락 마감했다. 리츠 종목들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주식시장 반등으로 반짝 상승했지만 최근 두달 사이 4~20% 하락했다. 롯데리츠의 경우 두달간 9.4% 하락했고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각각 4%, 5.6%내렸다. 신한알파리츠는 20%나 빠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지표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전년대비 51.2% 감소한 26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공실이 역대 최고치를 향해가고 글로벌 호텔, 스토리지, 오피스 리츠 등의 관련 섹터 주가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위축이 금융시장 위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준에 따르면 상업용부동산 부채잔액은 5조6000억달러로 은행권 대출 80%는 지방은행, 중소형은행에 집중돼 있다. 최근 금융불안에 지방은행 등이 대출을 줄이며 상업용부동산 시장 거래는 더욱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역은행을 포함한 중소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상황에서 은행 유동성 확보 이슈로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실패 우려가 불거지고, 상업용부동산 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자산이 중심인 국내 리츠주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 상업용 시장과 국내 시장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9%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임대료 인상률은 13.4%에 달했다. 아울러 대기업 중심의 스폰서 리츠 설립이 이어지며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오피스리츠는 미국 SVB 파산이후 불거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와 관련이 없는데도 투자심리가 악화돼 저평가된 상태"라며 "임대료 인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주주배당을 유지하거나 인상하는 등 공급부족과 꾸준한 수요 증가로 서울 오피스 시장은 글로벌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강한 펀더멘털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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