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사진=뉴스1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 중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배가량 늘었다.
외화자산운용이자 등 지난해 총수익이 늘었지만 유가증권 매매 손실과 통화안정증권이자 등 총비용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한은법에 따라 지난해 당기순이익 가운데 30%(7636억원)를 법정적립금으로, 270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의 임의 적립금으로 각각 적립했다. 나머지 1조7546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납부했다. 당기순이익 처분 후 적립금 잔액은 20조1379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 총자산 규모는 582조8261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595조6437억원) 대비 12조8175억원 줄었다. 외화증권 규모가 감소하면서 유가증권 잔액(393조3652억원)이 2021년보다 42조2190억원 감소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국제통화기금 포지션·금·특별인출권 제외) 가운데 10%는 현금성 자산이었다. 1년 전(5.2%)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한은의 현금성 자산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외화자금의 유출입이나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외화자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거래비용이 적고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국채나 예치금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조석방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지난해 달러인덱스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았다"며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현금성 자산을 10%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에도 외화유동성 확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 들어 외환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10% 비중을 유지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보유 외화자산을 통화별로 보면 미국 달러화가 72%로 전년 대비 3.7%p(포인트) 상승했다. 기타 통화가 28%를 차지했다. 위험회피심리 강화,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화 비중을 확대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상품별로 보면 정부채(39.4%), 정부기관채(14.1%), 회사채(11%), 자산유동화채(11.5%), 주식(11.4%) 등의 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한 외화 유동성 확충 과정에서 보유채권 매각 등으로 정부채와 회사채 비중이 축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