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깎아드려요" 4대 은행의 '선물 보따리'…최소 6000억원 푼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김상준 기자, 김도엽 기자 2023.03.31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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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2050억 규모 금융비용 절감방안 발표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상생금융 지원' 패키지
광폭행보 이복현 "상반기내 금리하락효과 체감"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시니어플러스점에서 열린 개설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3.03.30.[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시니어플러스점에서 열린 개설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3.03.30.


정부가 금융 공공성과 상생 금융 확대를 당부한 뒤 4대 은행(금융그룹)이 이자 등 고객의 금융 비용을 6000억원 이상 줄여주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금융권의 상생 확대 움직임과 함께 금융 시장 불안도 일단 잦아드는 분위기여서 이자 부담에 짓눌린 가계와 기업, 취약계층의 숨통이 얼마간 트일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이달 들어 각각 발표한 상생금융 종합 지원 패키지의 합산 금융 비용 절감 규모는 최소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이 지난 달 은행의 성과급 잔치와 이자 장사를 겨냥해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내자 개별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해 발표한 이익 환원 규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중소기업 소상공인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난 9일 KB국민은행, 지난 24일 신한은행, 이날 우리은행을 찾아 상생 금융 확대를 주문하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이날 이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특화점포인 '시니어플러스 효심(孝心) 영업점' 개소식을 갖고 모두 2050억원에 달하는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모든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0.7%포인트(p) 내리고 1년간 개인고객 연체원금 상환을 지원하는 등 1270억원의 금융 비용을 줄여주기로 했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취약층 지원에 각각 610억원, 170억원을 쓰겠다고 했다.

KB국민은행도 가계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고객 이자를 연간 1060억원 경감하는 방안을 앞서 발표했다.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국민은행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KB국민희망대출'도 지난 27일 출시했다. 약 1만 5000여 곳의 기업이 연간 400억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중소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적용한다. 연간 200억원씩 3년간 6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비금융 지원도 병행한다.

신한은행도 가계대출 금리를 일괄 인하해 연간 약 1000억원의 이자를 깎아주기로 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의 이차보전(정부의 이자 차액 보상) 기간을 연장해 약 623억원 규모의 이자비용을 줄여주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금융 비용 절감 금액을 별도로 집계하지는 않았으나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신규취급 금리를 최대 1%p 인하하는 조치를 내놨다. '햇살론15' 이용 고객의 대출 잔액 1%를 캐시백하고 금융취약계층 에너지 생활비 300억원도 지원한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해 이자와 수수료 결정 체계를 고객 중심에서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우리은행 시니어점포 개소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도 다행인 것은 국내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상대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5월 내지는 6월,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국민들이 은행권의 노력과 최근 단기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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