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발사관, 北 10배"…국내 개발 3600t급 '은밀 타격' 잠수함 나온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3.03.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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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21년 9월 15일 도산안창호함이 수중에서 국내 최초로 발사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사진=국방부 영상 캡처2021년 9월 15일 도산안창호함이 수중에서 국내 최초로 발사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사진=국방부 영상 캡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을 늘려 수중에서 은밀하게 북한 내륙을 타격하는 능력을 키운 3600t급 중형잠수함이 본격적으로 건조된다.

방위사업청은 30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장보고-Ⅲ 배치(Batch·같은 종류의 함정 묶음)-Ⅱ 선도함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은 잠수함 선체를 구성하는 첫 블록을 뼈대인 용골(keel)에 처음 거치하는 행사다. 행사는 첫 블록 거치를 기념하는 촛불점화에 이어 건조 현장의 무사 안전을 기원하는 안전기원문 낭독 등의 순으로 거행됐다.



장보고-Ⅲ 배치-Ⅱ 선도함은 1세대(배치-Ⅰ)인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 이어 '2세대 명품 거북선'을 목표로 건조된다.

/자료=방위사업청/자료=방위사업청


장보고-Ⅲ 배치-Ⅱ 선도함은 발주처인 방사청이 지난 2019년 10월 대우조선해양과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 이후 주요 설계단계를 거쳐 2021년 5월 강재절단(Steel Cutting)을 시작으로 정상 건조 중에 있다. 2025년 진수해 작전요구성능 확인을 위한 시험평가를 거쳐 2027년 해군에 인도된다.



국내 기술로 개발되는 배치-Ⅱ 3600t급 잠수함은 2021년 8월 해군에 인도된 도산안창호함보다 대형화하면서 SLBM 수직발사관 수량을 6개에서 10개로 늘린 사양을 채택했다. 도산안창호함은 2021년 9월 국내 최초의 수중 SLBM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 배치-Ⅱ는 전투 및 소나체계 성능개선으로 표적탐지 및 처리능력도 향상된다.

북한의 SLBM 발사용 '8·24 영웅함'은 미사일 수직발사관이 1개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장보고-Ⅲ 배치-Ⅱ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전지체계, 수직발사장치를 모두 탑재한 3600톤급 잠수함으로서 현존하는 디젤잠수함 중 가장 우수한 작전능력을 자랑한다"고 했다.


2021년 9월 15일 도산안창호함이 국내 최초의 잠수함 발사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을 위해 잠항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영상 캡처2021년 9월 15일 도산안창호함이 국내 최초의 잠수함 발사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을 위해 잠항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영상 캡처
다만 SLBM에 전술핵 탑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북한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핵 비무장국이어서 SLBM 탑재 잠수함의 주요 운용 목적으로 거론되는 '핵 보복' 옵션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라 국민의힘에서 '독자 핵 무장론'이 부상했지만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원천 차단하는 입장을 냈다.

한편 해외 다수의 잠수함 운용 국가가 장보고-Ⅲ 배치-Ⅱ 도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해군, 건조업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이번 잠수함이 수출 성과를 내고 K-방산 위상을 높이도록 한다는 목표다.

해군 준장(진)인 김태훈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 사업단장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잠수함 설계 및 건조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며 방산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명품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 철저한 사업관리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장보고-Ⅲ Batch-Ⅱ 선도함 기공식. /사진제공=방위사업청장보고-Ⅲ Batch-Ⅱ 선도함 기공식. /사진제공=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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