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는 종이 빨대를 쓰면 안 되는 이유 세 가지를 기술했다. 그는 "나무 벌목해서 탄소(배출량) 수치 올라감. 어차피 코팅하는 데도 플라스틱 들어감. 거북이 콧구멍에 빨대 들어가서 죽을 확률은 내가 종이 빨대 플라스틱 코팅 먹어서 암 걸릴 확률보다 낮음"이라고 썼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글쓴이에게 공감했다. "종이 냄새와 맛이 함께 느껴져 너무 불편하다" "빨대가 흐물흐물 풀어져서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언급된 '거북이 영상'은 2015년 8월 미국 해양생물학 연구팀이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촬영한 것. 12㎝ 길이의 플라스틱 빨대가 콧구멍에 박힌 바다거북을 찾아 빨대를 빼주는 모습이다.
영상에서 연구팀은 빨대를 제거하기 위해 핀셋으로 잡아당기지만 쉽게 빠지지 않는다. 빨대가 당겨나오며 거북이 코에서 붉은 피가 흘러 충격을 준다. 30일 기준 이 영상 조회수는 1억회를 넘겼다.
2018년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플라스틱 빨대 퇴출 방침을 발표했다. 기존에 쓰던 플라스틱 빨대는 종이 빨대로 대체하고 다회용 뚜껑을 도입했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다. 바다거북의 모습이 파장을 일으킨 영향도 있다.
실제로 플라스틱 빨대는 분리 배출해도 재활용이 어려워 문제가 돼 왔다. 얇고 가벼워 선별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블리스고가 운영하는 '쓰레기 백과사전'에 따르면 빨대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일반쓰레기로, 모두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고 권한다.
이런 관점에서 종이 빨대는 확실히 플라스틱보다 장점이 있다. 일회용이지만 비교적 잘 썩는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150일에서 200일 만에 자연 분해된다. 분해에만 5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 빨대만큼 생물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전문가 "사실 별로 안 중요해"

종이 빨대는 애초 영유아나 장애인 등 일부 불가피하게 빨대를 쓸 수밖에 없는 집단을 위해 고안된 대체품이라는 것이다.
신우용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빨대가 접착식으로 부착돼 나오는 음료나 뚜껑이 포일로 돼 빨대를 쓸 수밖에 없는 우유 등의 품목을 없애는 게 더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이 빨대를 쓰는 특정 프랜차이즈가 점유율이 높아서 일파만파로 논쟁이 커졌는데 사실 중요한 논쟁은 아니"라고 말했다. 신 사무처장은 "재활용보다 중요한 것은 재사용"이라며 "일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으로 쓰게끔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회용품 사용 금지에 대해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24일부터 '집단급식소'와 '식품접객업'은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못 하도록 했다. 그런데 무인 카페는 '식품 자동판매업종'으로 분류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