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가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육아 지원에 나섰다. 출산·육아 휴직은 물론 수당을 지급하거나 근무형태를 바꾸는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30~40대 직장인들의 고민거리인 육아 부담을 덜어 중간급 인력의 유출을 막겠다는 의도다. 저출산 문제 해소에 나선 정부와 발을 맞춰 내수 활성화와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온종일 아이를 맡아주는 기업도 있다. HD현대는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신사옥에 오전 7시~밤 10시까지 장시간 아이를 돌봐 주는 어린이집을 열었다. 직원들이 유연근무제를 채택하거나 귀가가 늦어진 경우에도 상황에 맞춰 등·하원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침·점심·간식은 물론 저녁까지,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하루 네 끼의 식사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최대 300여명까지 보육할 수 있다.
체감 효과가 다른 제도에 비해 크다고 판단해 현금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SK하이닉스는 난임시술(인공수정 등)을 할 때마다 횟수 제한 없이 50만원을 지급한다. 매일유업은 첫째·둘째는 330만원, 셋째는 53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한다. 일본의 경우 육아 휴직으로 생긴 업무 공백을 메우는 동료에게 격려금 10만엔(약 98만원)을 지급할 정도로 육아 관련 수당이 보편화됐다.
재계 관계자는 "저출산은 3040 직원들의 부담을 늘릴 뿐만 아니라 인력 확보, 내수 침체 등으로 기업 경쟁력을 저해한다"며며 "기업이 주도하는 한국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응해야 저출산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기업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육아 지원을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