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조짜리 회사로 키울것"…DB하이텍, '팹리스 분할' 승인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3.03.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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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DB하이텍 70기 정기주주총회 개최

29일 열린 DB하이텍 70기 정기주주총회./사진=DB하이텍29일 열린 DB하이텍 70기 정기주주총회./사진=DB하이텍


DB하이텍 (41,600원 ▲1,550 +3.87%)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부문 물적분할이 주주총회 문턱을 넘었다. DB하이텍은 분할 이후 팹리스 부문을 따로 상장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며 주주들을 다독였다. 지난해 소액주주의 반발로 무산됐던 물적분할이 확정되면서 DB하이텍은 팹리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은 29일 경기도 부천시 본사에서 열린 7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주주 여러분의 믿음과 지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팹리스 사업부문 물적분할을 염두한 발언으로, 최 부회장은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더 나은 성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DB하이텍 관계자는 "물적분할 과정에서 보여주신 주주 여러분들의 성원과 지지에 감사드린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파운드리와 팹리스 각각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세계적인 시스템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라는 주주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명심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B하이텍 물적분할은 다가오는 5월2일을 기준으로 추진된다. 팹리스 부문은 DB팹리스(가칭)로 분리해 반도체 설계 사업을 담당하고, 기존 DB하이텍은 물적분할로 존속회사로 남는다. DB하이텍이 자회사인 DB팹리스 지분을 100% 보유하는 형태다. 이번 안건은 특별 결의사항으로 상정돼 추진됐다. 당초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예상됐으나, 발행주식의 3분의 1이상이 분할에 동의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대를 잠재우기 위해 DB하이텍은 5년 동안 신설법인을 상장하지 않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DB하이텍은 "물적분할 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거치도록 모회사 정관에 명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5년 이후 상장 추진에 대해서도 '주주총회 특별결의 의무화 조항'을 만들어 소액주주들의 불안을 줄였다.

DB하이텍은 팹리스를 자회사로 나눈 뒤 고수익 전력반도체에 집중하는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DB하이텍은 기존 파운드리 고객 기술유출과 이해 충돌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분할 이후 파운드리 4조원, 신설법인 2조원 등 기업가치를 현재 2~3배 수준인 6조 규모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기존 파운드리 사업은 고수익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신설 회사에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DB하이텍은 "(분할 이후)별도 투자 없이 생산 규모를 월간 1만5000장 가량 증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3000억원의 투자와 맞먹는 효과로, 연간 매출이 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B하이텍은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 친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주당 배당금을 배당성향 10%에 해당하는 1300원으로 늘리고, 향후 배당성향 10%를 정책화한다. 내년 자사주 비중을 15%까지 높여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날 주주총회는 오전 9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90여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한편 한승엽 홍익대 조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사외이사) 선임과,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 2건은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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