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완전히 풀리나…이복현 금감원장 "규제완화 검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3.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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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블룸버그TV 인터뷰…
"올해는 규제 완화의 해, 연내 공매도 금지 해제 희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블룸버그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블룸버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외신 인터뷰에서 연내 공매도 금지 완전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29일 공개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국은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크게 떨어져 추락해 공매도 관련 규제 해제가 쉽지 않았다"며 "금융 혼란의 먼지(dust of the financial turmoil)가 몇 달 안에 걷히면 공매도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한국 증시의 공매도 완전 재개가 가능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전한 것이다. 그의 공매도 금지 해제 발언은 내년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규제 완화 등 여러 조처를 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원장은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준치를 충족하려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소액주주 보호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를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려면 2023년은 규제 완화를 위한 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매도 금지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를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공매도를 금지했다. 2021년 5월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를 구성하는 350개 종목에 대한 공매도는 부분적으로 허용했지만, 350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 대한 공매도는 여전히 규제하고 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하는 투자 전략이다. 이 전략은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세력이 주가 하락을 주도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시장에선 공매도 금지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 유입,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을 가로막고 있다며 관련 규제 완전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최근 외신 인터뷰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매도 규제 완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손 이사장은 지난 19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공매도 규제 완화는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공매도 문제가 상당히 "정치적"이라며 관련 규제 해제를 위해선 정부가 국민을 더 잘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 공매도 문제와 관련 "시장 상황에 맞게 적절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 원장은 최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어디로 인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 기소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자매코인 루나 붕괴 이후 금감원(금융감독원)이 검찰과 협력해왔다"며 "(테라 사태는) 시장과 법조계에 강력한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에 (권 대표가) 한국에서 기소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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