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루블 동전 뒤로 러시아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성 바실리 대성당이 보인다/AFPBBNews=뉴스1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경제가 수출 감소, 노동시장 경색, 정부 지출 증가, 인플레이션 등으로 저성장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은 신규 투자 감소로 이어졌다.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도 지출을 줄이고 있다. 러시아의 지난해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6.7% 감소해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 신차 판매는 전년보다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주력 제품인 우랄산 원유는 지난달 배럴당 평균 49.5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배럴당 80달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이다. 비엔나 국제경제연구소의 바실리 아스트로브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석유가 갈 곳이 적어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협상력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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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감소와 지출 증가로 러시아 정부 재정 상황은 열악해지고 있다. 올 2월까지 재정 적자 규모는 340억달러(약 44조2000억원)에 달한다. 러시아 경제에 완충 역할을 하는 국부펀드의 힘을 빌려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부펀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규모가 280억달러(약 36조4000억원)나 감소했다.
정부의 재정 적자로 자금 조달 압박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낮아진 루블화 가치도 수입 물가 상승을 부르며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러시아의 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11%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억만장자 기업인 올레크 데리파스카는 러시아에 현금이 고갈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데리파스카는 이달 초 한 경제 콘퍼런스에서 "내년에는 경제에 도는 현금이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의 마리아 샤기나 선임연구원은 "단기적 회복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장기적 전망은 암울하다"며 "러시아는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