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 맞춤 방역…'동에 번쩍 서에 번쩍' ASF 막는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2023.03.2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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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덕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연중 발생위험 최소화를 위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종합대책'을 설명하고 있다.안용덕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연중 발생위험 최소화를 위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종합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이 처음 발병된 건 4년전인 2019년 9월 16일 경기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다. 이후 발생 빈도수는 차이가 있지만 최근까지 야생멧돼지를 중심으로 ASF발생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ASF 발병 농장은 전국 33곳이며,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해 살처분 돼지는 278개 농장에서 모두 48만두에 달한다.

방역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올들어 ASF발생이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지만 변수는 여전히 많다. 그동안 ASF 발생은 축산관계자 등 인적·물적 이동이나 멧돼지 활동이 증가하는 봄·가을철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겨울철에도 ASF가 발생하는 등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ASF 발생 주기가 단축되고, 발생 건수는 증가 추세다. 야생멧돼지에서는 2019년 이후 총 2982건(35개 시군)이 발생했다.



주변 상황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와는 차별화된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해 졌다.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최소화'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방역관리대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SF 연중 발생위험 최소화를 위해 △위험 시기별 방역관리 강화 △경기북부·강원 등 발생 우려지역 집중 관리 △야생멧돼지 수색·포획 등 관리 강화 △공항·항만 국경검역 강화 △민관학·관계부처 협업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관리 강화방안'을 29일 발표했다.



4∼5월과 9∼11월에는 영농활동, 입산객 증가, 멧돼지 수 급증 등에 따라 오염원이 양돈농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취약농가에 대한 점점과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환경부와 협조해 멧돼지 개체 수가 증가하는 출산기(3~5월)와 수컷 이동이 활발해 지는 교미기(11~1월)에는 수색과 포획을 강화한다. 멧돼지는 한번에 평균 4~10마리까지 출산해 여름부터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난다.

7∼8월에는 장마, 태풍 등으로 인한 오염원 유입을 막기 위해 재난 발생 단계별(위험주의보 발령-방역수칙 이행-소독·검사 등 조치)로 방역관리 방안을 수립한다. 또 겨울에는 한파 등으로 인해 소독에 소홀하지 않도록 소독장비 동파 방지 방안및 소독 실시요령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양양=뉴스1) 조태형 기자 = 1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강원 양양군 소재 돼지농장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해당 농장에서 22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는데, 돼지 23마리가 집단 폐사해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3.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양양=뉴스1) 조태형 기자 = 1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강원 양양군 소재 돼지농장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해당 농장에서 22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는데, 돼지 23마리가 집단 폐사해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3.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북부와 강원 등 ASF 발생 우려지역에 대해서는 집중 관리가 이루어 진다. 발생 위험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소독을 실시하고, 중점방역관리지구를 지정해 상시예찰 체계를 구축하는 등 방역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다음 달부터 검역본부와 지자체 합동으로 △경기북부·강원지역 양돈농가(541호)와 양돈단지(30개소) △법인농장(12개소 637호)에 대한 집중 점검이 실시된다.


또 이들 지역에는 기존 소독차량 250여대 외에 30대를 추가 배치해 농장 및 주변 도로를 상시 소독한다. 비무장지대(DMZ)~민통초소는 군 제독차 15를 배치하고, 초소와 남쪽지역은 지자체의 방역차 12대가 동원된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ASF 감염 야생멧돼지가 충북·경북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는 만큼 산을 따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야생멧돼지 포획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경기 김포·파주·포천시, 강원 철원군 등에는 환경부 전문수색팀과 탐지견이 투입된다.

전국에서 야생멧돼지 ASF 발생이 가능한 만큼 농장 및 야생멧돼지 ASF 발생지역뿐만 아니라 방역·축산시설 분포 상황 등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SF중점방역관리지구를 개편할 계획이다. 관리지구는 매년 농가 밀집도, 사육두수, 축산차량 이동빈도 등 평가지표를 평가해 지정·해제된다.

공항·항만 등 국경검역도 강화된다. 중국 등 ASF발생 18개국 128개 취항노선(1161편 운항/1주)에 대해 입국전·입국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탑승권 예약·발권 시 여행객이 불법 축산물을 반입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입국 전에는 항공사·선사에서 기내 안내방송을 2회 이상 실시하도록 했다. 또 입국시에는 검역전용 X-ray 와 검역탐지견을 활용해 여행자 수하물을 집중 검색하기로 했다.

ASF 발생 차단을 위한 민·관·학 관계부처 협업도 강화된다. 환경부, 검역본부, 지자체, 학계, 한돈협회, 농협, 돼지수의사회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해 월 1회 운영해 △국내외 ASF 발생 동향 분석 △양돈농장·야생멧돼지 방역관리 방안 마련 △관련 제도 개선 및 정책 개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용덕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최근 ASF 발생 상황을 고려할 때 1년중 언제라도 ASF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방역주체가 모두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며 "이번에 마련된 ASF 방역관리 강화방안이 차질 없이 진행돼 농가경쟁력 제고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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