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모시는 인뱅, 低금리 혜택 '유인'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3.03.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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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모시는 인뱅, 低금리 혜택 '유인'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국내 1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유일하게 특정 신용평점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신용대출을 제공하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이 고신용자 대상 영업을 다시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금융연구원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신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KCB 기준 신용평점 851점 이상 구간에서 15개 은행 중 가장 낮았다.



신용평점 850점 이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도 다른 은행과 비교해 크게 낮지 않았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평점 850~801점대 고객 대상 신용대출 신규 금리가 낮은 은행 1위, 2위는 우리은행(6.58%), 신한은행(6.65%)이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3위(6.67%), 토스뱅크는 14위(8.53%)였다.

카카오뱅크는 800~751점, 750~701점, 700~651점, 650~601점, 600점 이하로 갈수록 대출금리가 낮은 순위가 5위, 6위, 8위, 9위로 내려갔다. 토스뱅크는 11~14위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2~4위에 머물렀지만 650점 이하 대출은 취급하지 않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목표 비중을 달성했기 때문에 올해 초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이라며 "올해도 연간 공급 목표 비중(32%)를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이 다시 고신용자를 포섭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달 기준 국내 15개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구간별 신규 취급 비중을 보면, 금리 6% 미만 취급 비중은 카카오뱅크 79.2%, 케이뱅크 65.1%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취급 비중 44.4~71.8%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비중은 26.7%로 낮았다. 금리 6% 미만은 고신용자 신용대출로 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에게는 '디마케팅' 전략을 쓰고, 고신용자에게는 유인 전략을 쓰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에게만 낮은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대출 최저금리(4.01%)와 신용평점 850점 이하 중신용대출 최저금리(4.228%)는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지난 1월말 중신용대출 금리를 0.7%포인트 낮추기도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로 갈수록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인터넷은행이 자체 신용평가모형(CSS)를 활용해 우량한 차주로 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저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건 금리가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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