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차입'에 LG디스플레이 급등…업황 개선은 언제?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3.28 16:47
글자크기
'1조원 차입'에 LG디스플레이 급등…업황 개선은 언제?


LG디스플레이의 재무 건전성 강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아직 업황 반등 신호가 나오지 않아 상승세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28일 코스피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 (9,930원 ▼120 -1.19%)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30원(8.90%) 오른 1만6270원으로 장을 마쳤다. LG디스플레이는 모회사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2년 거치 후 1년 분할상환하는 방식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운영자금 확보가 목적이라고 LG디스플레이는 밝혔다.



LG디스플레이에 자금을 빌려준 LG전자 (91,200원 ▼1,400 -1.51%)의 주가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50% 내리며 마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차입이 OLED 투자보다는 재무 건전성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업황 둔화와 적자에 따라 재무 비율이 악화됐다.



지난 13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년새 158%에서 215%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6조1518억원, 영업손실은 2조850억원 가량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0일 LG디스플레이의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전방수요 급감 및 판가 하락 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 재무레버리지 부담이 크게 확대된 점, 중단기간 저조한 영업실적 및 과중한 재무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지속적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차입이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차원으로 보이는 만큼 상승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황의 반등 신호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차입으로 투자를 할 것으로 생각해서 LG디스플레이 관련 장비 업체들이 상한가를 가기도 했는데, 그런 목적은 아닐 것으로 본다"며 "재무 건전성이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조치를 한 것으로 보는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LCD TV 패널 가격이 바닥에서 상승하면서 업황의 반등 기미가 보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LG디스플레이와는 연관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LCD TV 패널 국내 생산을 조기 종료하며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결국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OLED TV, IT 패널의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OLED 생산능력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는 판가와 생산단가를 낮추고 사용처를 다변화하는 한편 고객사의 주문을 기반으로 하는 태블릿 OLED 생산 준비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스마트폰용 OLED 생산능력은 올해 라인 1개를 추가함으로써 명목 생산능력도 50% 증가해 고객사 내 점유율 상승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