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평점 850점 이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도 다른 은행과 비교해 크게 낮지 않았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평점 850~801점대 고객 대상 신용대출 신규 금리가 낮은 은행 1위, 2위는 우리은행(6.58%), 신한은행(6.65%) 등 시중은행이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3위(6.67%), 토스뱅크는 14위(8.53%)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이 다시 고신용자를 포섭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 고신용자에게 집중적으로 신용대출을 공급해 비판을 받았다. 2020년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 비중은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카카오뱅크는 비판 여론이 커지자 2021년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에게는 '디마케팅' 전략을 쓰고, 고신용자에게는 유인 전략을 쓰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늘린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의무 목표치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공급 목표치 비중(25%)을 달성했고, 토스뱅크는 공급 비중이 40%를 넘겼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터넷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이 자본력과 업력에 비해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며 "경기가 침체될 경우 인터넷은행 전반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맞춰 더 탄력적인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에게만 낮은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신용대출 최저금리(4.01%)와 신용평점 850점 이하 중신용대출 최저금리(4.228%)는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지난 1월말 중신용대출 금리를 0.7%포인트 낮추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 중신용대출 최저금리가 시중은행 일반 신용대출 최저금리보다 1%p 안팎으로 낮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용평점 650점 이하 고객에게 지난달 대출을 제공하지 않은 데 대해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목표 비중을 달성했기 때문에 올해 초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이라며 "올해도 연간 공급 목표 비중(32%)를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로 갈수록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인터넷은행이 자체 신용평가모형(CSS)를 활용해 우량한 차주로 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저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건 금리가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