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MF 버금가는 구제금융 큰 손... '이자 폭탄'이 함정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03.28 15:15
글자크기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8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법제화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미중 간 전면적 충돌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27일 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0.7% 급등한 7.1964위안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되고 나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중 ‘환율 전쟁’이 고조됐던 지난해 9월 고점 수위도 넘어섰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확인하고 있다. 2020.5.28/뉴스1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8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법제화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미중 간 전면적 충돌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27일 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0.7% 급등한 7.1964위안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되고 나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중 ‘환율 전쟁’이 고조됐던 지난해 9월 고점 수위도 넘어섰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확인하고 있다. 2020.5.28/뉴스1


중국이 부채에 허덕이는 신흥국들에 긴급대출을 제공하는 새로운 거물로 부상하고 있으며 공여액이 국제통화기금(IMF)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터키,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등 전략적 또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여러 나라들에 긴급 대출을 제공 중이다. 여기에는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나라들도 포함된다. 스리랑카 같은 나라는 인프라 투자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에 막대한 빚을 졌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2400억달러(약 311조5250억원)를 긴급 제공해 IMF 지원액을 따라잡고 있다. 윌리엄 앤 메리 대학 연구소 에이드데이터(AidData) 통계를 보면 중국은 2021년에만 이런 식으로 405억달러를 제공했다.



이에 비해 IMF는 2021년 구제금융으로 686억달러를 지원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지원액이 급증한 것을 제외하고 매년 비슷한 흐름이었다.

중국은 미국의 빈 공간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미국이 중간 소득 국가에 구제금융을 제공한 건 2002년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15억달러가 마지막이다.

NYT는 중국의 부상은 경제 초강대국으로서 위상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수십 개 국가가 경기둔화와 금리상승으로 위기를 겪으면서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통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IMF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후유증에 대응해 최근 몇 주 사이 스리랑카에 30억달러, 우크라이나에 156억달러 대출을 승인했다.

중국은 돈을 빌려주면서 이를 외교로 이용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진핑 주석의 과업 중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연계한다. 주로 고속도로, 교량, 수력 발전 댐 및 기타 인프라 건설을 위해 세계 151개 저소득 국가에 9000억달러를 대출해줬다.

미국은 중국이 선의를 가장해 저개발국들을 '부채 함정'에 빠뜨렸다고 비판한다. 실제 중국은 보통의 대출 기관들과 달리 변동 금리를 적용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상환액이 2배로 불어난 곳도 있었다. 중국은 미국 연준(Fed)이 금리를 인상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라고 미국 탓을 한다.

중국 중앙은행은 라오스,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수리남 등에 높은 이자율로 별도의 긴급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식의 대출금리는 보통 5%를 적용하는데 이는 IMF 이자율 2%와 확연히 비교된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1990~2002년 사이 중진국들에 4.8% 금리로 돈을 빌려줬다. 연준은 최근 선진국에 대한 단기 대출 이자로 약 1%를 부과한다.

중국은 긴급 대출 제공 시 대부분 위안화를 사용한다. 2021년 대출액의 90%가 위안화다. 이는 위안화의 글로벌 통화 시도와 함께 중국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얼마 전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자국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러시아와 무역 관계를 맺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위안화 기축 통화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한편, 중국은 '부채 함정' 비판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은 G20의 어느 국가보다 더 많이 부채 상환을 연기해줬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