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가 중국산이라는 배터리 핵심 소재 '전구체'…"탈중국 해야"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03.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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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2023.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2023.3.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이차전지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70%를 넘어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공장 증설, 여타 업체들과의 동맹 등을 통해 '전구체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 및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구체는 국내 수요의 79%를 수입하고 있다(2020년 기준). 수입액 기준으로 봤을 때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단순 계산을 했을 때 전구체 국내 수요의 72% 가량을 중국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전구체는 양극재가 되기 이전 단계의 물질로, 니켈·코발트·망간 등 원료들을 섞은 화합물이다. 여기에 리튬을 더하면 양극재가 된다.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한다. 양극재 원가에서 전구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다. 그만큼 중요한 소재라는 의미다.

이런 전구체의 대부분을 중국산으로 써온 이유는 역시 경제성 때문이다. 니켈 등 전구체를 구성하는 원료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오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를 펼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절감을 추구해온 국내 업체들이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 구축에 소홀했던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은 최근 들어 전구체 생산 비중을 높이기 시작하고 있다. 자체적인 생산 및 공급 밸류체인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힘든 상황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EU(유럽연합)의 CRMA(핵심원자재법) 등 중국을 견제하는 무역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

포스코퓨처엠은 연 1만5000톤 규모였던 전구체 생산능력을 2025년 22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남 광양과 경북 포항의 공장들을 증설하는 게 유력하다. 광양에는 연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의 양극재 공장에서 전구체를 만드는 방식도 거론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등에 양극재 공장을 갖고 있고, 유럽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LG화학은 '동맹'의 방식을 택했다.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켐코와 함께 한국전구체를 설립했다. 연 2만톤 이상의 전구체를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니켈 경쟁력를 보유한 다양한 전구체 업체와의 협력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합작사를 만들수도,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3사 중 한 곳인 SK온도 전구체 확보에 나섰다. SK온은 에코프로, 중국 GEM과 투자협약을 맺고 연 5만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새만금에 짓기로 했다. 2024년 완공 목표다. 협약에 따라 3사는 최대 1조2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이차전지 소재 시장에 진출한 비철금속소재 기업 LS MnM 역시 전구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구체의 경우 그동안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했다. 우리 기업들이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전구체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며 "전구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니켈 등 원료 확보 역시 중요하다. 해외자원 개발과 함께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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