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과 콜름 켈러허 UBS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베른에서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32억 달러에 인수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앞서 전날 신한금융은 4월 콜옵션 만기인 1350억원 규모의 원화신종자본증권의 콜(조기상환)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계획을 미리 발표한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CS의 신종자본증권 상각 이후 도이체방크의 CDS 프리미엄(부도위험 지표)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 확산에 따른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을 예정대로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했다. 하반기에도 하나은행이 10월 180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1월 296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다.
은행권이 이례적으로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방침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건 글로벌 금융 불안이 국내 금융시스템과 자본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미리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보통 5년째가 되면 발행사가 거의 무조건 되사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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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라고 불리는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길어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영구채적인 성격이 강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아 금융회사의 유용한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용된다. 신종자본증권은 금융회사가 부실화할 경우 투자자의 동의 없이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이번 CS 매각 과정에서 170억달러(22조원)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 전액 상각을 결정해 금융 불안이 전세계로 확산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잔액은 31조4000억원이다. 다만, 국내 금융회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상각 조건이 '부실금융기관' 지정으로 한정돼 있고, 자본 여력 및 자산 건전성이 양호해 문제가 없다는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설명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신종자본증권 상각은 발행회사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시 가능하고, 부실금융기관 지정 전에 경영개선권고 또는 경영개선요구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므로 상각 예정 사유가 갑자기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