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전차로 무장한 '우크라의 봄'… 전방위 포격 나선 러시아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03.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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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르트2 등 獨·英 주력전차 우크라 도착
러, '벨라루스 핵 배치' 위협 계속

27일(현지시간) 군사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 육군/로이터=뉴스127일(현지시간) 군사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 육군/로이터=뉴스1


서방이 보낸 주력전차가 우크라이나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서방의 지원으로 전투력을 끌어올린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공세에 나설 채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반격 조짐에 러시아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이 잇따르며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위협을 갈수록 노골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서방 전차 받은 우크라…"반격 앞두고 적기에 도착"
27일(현지시간) AFP통신·CNN 등에 따르면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영국의 챌린저 주력전차와 미국의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을 받고 이들 지원품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1월 챌린저2 14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발표하면서 서방의 전차 지원에 물꼬를 텄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오늘 기갑부대에 새로 추가된 장비를 시험하는 영광을 누렸다"며 "1년 전에는 우리 파트너들의 지원이 이렇게 강력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문명화한 세계는 테러리스트 국가인 러시아에 맞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독일이 지원한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 18대도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독일 국방부는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지난 몇 주간 독일 뮌스터와 베르겐에서 독일군으로부터 전차 운용 훈련을 받았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네덜란드는 곡사포와 탄약을 공동으로 전달했으며, 덴마크와 함께 레오파르트1 전차 전달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도 트위터에 "우리의 전차들이 약속한 대로, 제시간에 우크라이나 친구들에게 전달됐다"며 "이 전차들이 전선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이 레오파르트2 외에도 마더 장갑차 40대와 복구차량 2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냈다고 전했다. 포르투갈이 지원한 레오파르트2 전차 3대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힘을 비축해 올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바흐무트, 자포리자 등 최전선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AFP는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지원받길 희망했던 전차가 우크라이나의 봄 반격을 앞두고 적기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공세 수위 높이는 러시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전방위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참모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24회 공습과 12회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슬로비얀스크에선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슬로비얀스크 경찰 당국은 "오전 10시30분쯤 러시아군의 S-300 미사일 2기가 중심부 거리를 강타했다. 운전을 하고 지나가던 시민들이 사망했다. 5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슬로비얀스크는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약 40㎞ 떨어져 있다.

또 다른 격전지 아우디이우카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 법원과 주거 건물 등이 파괴됐다. 이에 시 당국은 공공 서비스 근로자들을 도시에서 철수시켰다. 비탈리 바라바쉬 아우디이우카 시장은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도시가 점점 더 아포칼립스(종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고 말했다.

키이우에서는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군 당국은 러시아가 밤새 이란제 샤헤드 드론 15대로 공격에 나섰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이 중 14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드론 잔해가 키이우 서쪽 지역 건물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거센 공격에 더해 핵 위협도 이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자국 국영TV 인터뷰를 통해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미국 등 서방이 즉각 반발했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서방의 반응이 "러시아의 계획을 바꿀 수 없다"며 "벨라루스 핵무기 저장 시설이 오는 7월1일이면 완공될 것"이라고 강행 의사를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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